[대담녹취 7-2]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6장.우주와 물질(2)

이 자료는 녹색아카데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대담영상에 대한 녹취록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세미나 진도에 맞추느라 녹취록은  4장부터(영상 5-1부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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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7-2에서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중 ‘제6장.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우주와 물질’ 중에서 시작 부분의 재밌는 일화들 중심으로 다룹니다.

대담영상 7-1에서 다룬 주제들

  • 우주 생성과 자유에너지
  • 기본 입자와 초기 물질들의 출현
  • 우주배경복사
  • 현대 우주론으로 우주를 여행한다
  • 별의 생성과 소멸 & 무거운 원소들의 출현
  • 행성의 생성, 국소질서 & 생명

더 자세한 내용은 선생님의 책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와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를 참고해주세요. ( <기울임체>는 질문, 그외 본문은 장회익선생님 말씀을 정리한 것입니다.)


우주 생성과 자유에너지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최초에는 자연법칙도 가장 단순했고, 물질의 기초 요인이 되는 가장 간단한 입자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다가 온도가 쭉 더 내려가면, 처음에는 다 뿔뿔이 활동을 한다. 높은 온도에서는 최초에 만들어졌던 간단한 입자들이 존재할 수 있는 여러 상태 중에 제멋대로 활동하는 이런 것이 많은데, 이것이 가장 자유에너지가 낮은 상태이다. 그리고 절대온도가 무한대로 가면 갈수록 모든 질서가 다 깨진다. 모든 것이 완전히 다 흩어지는 것이 자유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이다.

[그림 1] 최초 우주의 자유에너지 (그림: 장회익)

그림 1에서 가로축은 구조 파라미터, 세로축은 자유에너지(F)를 나타낸다. 어떤 구조가 아무것도 없는 것이 이것(그림 1에서 공이 있는 위치. 자유에너지 = 0)이다. 어떤 구조가 있으면( 구조 파라미터에 따라) 그 구조에 해당하는 자유에너지 값이 있다. 이 그림에서는 지금 공이 있는 위치에서 자유에너지가 제일 낮고 다른 부분은 높기 때문에, 다른 위치에 있지 못하고 맨 아래 자유에너지가 제일 낮은 상태에 있게 된다. 

빅뱅 당시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상태의 상태방정식을 만들고 자유에너지와 온도의 함수를 그리면, 온도가 무한대에 접근하게 되면(T ⇒ ∞) 상태들 가운데 자유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인 지점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그림 1).

[그림 2] 식어가는 우주의 자유에너지 (1) (그림: 장회익)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온도가 확 낮아진다. 그림2에서처럼 자유에너지의 함수가 바뀐다. 여기서 망처럼 보이는 검은 선은 자유에너지 F이고, 2차원으로 그린 것이다. 멕시코모자라고도 부른다.

온도가 더 낮아지게 되면 그림 3처럼 될 수가 있다. 자유에너지가 이번에는 최소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온도 함수 상황이 되면 오히려 피크 상태에 있게 될 수도 있다. 이 피크에 그대로 올라가 있는 상태에 있는 이유는, 사방이 대칭이기 때문에 어디로 갈 수가 없다.

이쪽으로 가야될 이유도 저쪽으로 가야될 이유도 다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크 상태에 있을 수 있기는 한데, 대단히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때 약간의 어떤 변화만 주면 낮은 쪽으로 간다. 

[그림 3] 식어가는 우주의 자유에너지 (3) (그림: 장회익)

약간의 변화가 있으면 그림 4에서처럼 자유에너지가 최소인 상태로 간다. (그림4에서) 공이 존재하는 위치에서 ζ0 (제타 제로)라고 하는 말로 표시되는 구조를 가지는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여러 군데에 있을 수 있는데, 이 그림에서는 그 중의 하나에 나타낸 것이다.

[그림 4] 대칭붕괴 이후의 우주 (그림: 장회익) 

그러면 이때에 ζ0 라고 하는 어떤 가시적인 구조가 나타난다. 어떤 종류의 입자가 생기고 어떤 종류의 상호작용이 생기는 현상들이 최초로 나타난다. 즉 ‘힘과 입자의 구분’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대칭붕괴’라고 한다. 그림 3에서 보았던 대칭이 깨지면서 힘과 입자라는 것이 나타난다. 이때는 제일 간단한 입자들과 구조가 나타난다. 그런데 온도는 거기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우주가 팽창하니까 온도가 더 내려간다.

기본 입자와 초기 물질들의 출현

[그림 5] 기본 입자의 출현 (그림: 장회익)

그림 5의 내용은 책에 자세한 내용이 있다. 그림 5에서, 빅뱅 이후(ABB; After Big Bang) 10-35초 이내에 우주는 1030배 팽창을 했다. ‘팽창’했다고 해서 그 원초적 존재물을 ‘인플레톤’(inflaton)이라고 하는 이론이 있는데 이건 상당히 전문적인 얘기다.

그렇게 해서 대충 붕괴가 몇 번에 걸쳐서 일어났고, 빅뱅 이후 10-11초 이내에 우주 온도가 1015K 정도가 된다.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온도가 아주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때에 기본 입자들과 기본 상호작용들이 나왔다고 본다.

[그림 6] 초기 물질의 형성 (그림: 장회익)

그래서 빅뱅 이후 2~3분 지나면 비로소 양성자, 중성자, 수소원자(핵), 그리고 약간의 헬륨 원자핵이 출현한다. 이때 헬륨 원자는 전체의 23%까지 차지하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온도가 더 떨어지면 더 큰 원소들은 안생기고 수소와 헬륨만 있다. 빅뱅 이후 38만 년 쯤 되면 투명 우주가 생긴다. 그 전에는 빛이 생기면 빛을 잡아먹고, 또 빛이 물질과 왔다갔다 하면서 빛이 있기는 하지만 멀리 나갈 수가 없다. 빛이 물질에 흡수됐다가 나왔다가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빅뱅 38만 년 이후의 온도가 되면 수소, 헬륨 원자핵들이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 전자들이 원자핵에 가서 서로 모여서 수소, 헬륨을 중성원자로 만든다. 그러면 이번에는 빛이 수소, 헬륨 원자들에게 별로 잡히지 않고 뚫고 지나갈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생긴다.

그래서 그 빛이 상당히 멀리까지 간다. 그 빛이 상당히 많은데, 흡수되기도 하지만 흡수되지 않고 남은 빛들도 굉장히 많다. 그때 생긴 그 빛이 지금도 우주에 돌아다니고 있다.

우주배경복사

쉽게 설명해보면 이렇다. 그때 당시 파장이 짧은 빛이, 공간이 팽창하면서 엿가락처럼 파장이 긴 빛이 돼버린다. 당시에 뜨거울 때는 그 온도에서 ‘온도에 따른 흑체복사의 분포곡선’에 해당하는 파장을 가지는데, 우주가 팽창하면서 긴 파장으로 바뀌어서 지금도 현재 온도에서의 파장에 맞는 빛으로 우주에 퍼져 있다.

파장이 한 7cm 정도 될 것이다. 이게 엄청나게 긴 파장이다. 빛의 파장을 생각해보면. 아주 긴 적외선이다. 이것을 관측을 했다. 빅뱅 이론을 얘기하면서 이 이론을 예측한 사람(조지 가모프. 책 p.303)이 있다. 빅뱅 이후부터 나온 빛이 지금도 돌아다닐텐데, 우주 안에 있으니까 지금도 돌아다닐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우주가 팽창했으니까, 빛도 팽창해서 파장 얼마로 우주에 있을 것이다하고 예측을 했다. 그런데 그것을 발견을 했다.

그것을 발견하려고 해서 발견된 것도 아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주 팽창 이론을 믿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1964년 무렵에 펜지어스와 윌슨은 우연한 계기로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했다. 이 두 사람은 당시 벨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인공위성인 에코 I을 추적하려고 극초단파 안테나를 사용해 전 하늘로부터 오는 전파 신호를 측정하고 있었다. 이것은 가시광선으로 측정하는 망원경으로는 안되고 아주 큰 전파망원경을 써야한다.

그런데 이유없이 파장 7cm 근처에서 신호들이 지속적으로 사방에서 감지되니까 잡음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이것이 우주의 전 공간에 떠도는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누군가가 이런 얘기를 해준 것이다. 아하, 빅뱅이론에 의하면 우주배경복사와 같은 것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한 것이 우주배경복사가 아닌가해서 연구해보니까 그게 맞았다.
(펜지어스와 윌슨의 우주배경복사 발견 부분은 책과 대담 내용을 참고해서 정리한 것입니다.)

그래서 운좋은 사람은 노벨상을 쉽게 받는다. 엉뚱한 짓하다가 노벨상이 뚝 떨어지는 거지. 과학을 하는 사람들한테는 그게 재미난 일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노벨상을 받았을뿐만 아니라 우리 지성사에서 역사적인 일을 한 것이다.

현대 우주론으로 우주를 여행한다

역사적인 사건 두 가지가 있다. ‘허블-르메르트의 법칙.’ 멀리 갈수록 더 빨리 팽창한다는 실험적인 증거를 찾아낸 것이 하나이고, 또 하나는, 이때 나온 빛이 지금도 돌아다닌다하는 우주 물질의 역사가 현재 남아있는 흔적이다. 이 두가지가 현대 우주론의 중요한 실험적인 근거가 되고 있다.

이 두 가지를 얹고 아까 얘기한 아인슈타인의 기본방정식의 각 파라미터에 적절한 값을 집어넣어서, 그래서 지금 우주 전체의 틀을 우리가 이해하는 골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비로소 우리가 우주의 근원, 우주의 대기본적인 것을 의미있는 이론과 신뢰할만한 실험 증거에 의해서 구성해내는 것이다. 그전까지도 우주에 대한 생각은 많이 했다. 신화적인 여러가지 설명들을 상상으로 시도했다. 여기도 물론 상상이 많이 있지만, 이것은 상당히 근거있는 이론과 실증을 해서 이해하게 된 최고의 세대가 우리다. 놀라운 거지.

<질문> 이쯤되면 장현광과 라플라스의 구상이 ‘만고’ 쪽으로는 실현이 된 것 아닐까?

그런데 그때 예측을 했으면 좋았는데, 그때는 물론 이런 예측을 못했다. 지금은 이 이론을 가지고 상당한 예측을 할 수 있다. 과거를 알아보고, 또 미래는 어떻게 될 거다 하는 것도 상당히 많이 얘기할 수 있다. 말하자면 우주에 대한 기본 이해와 현재 우리가 눈에 보이는 사실을 합쳐서 과거와 미래를 안다하는 그런 표현이 실현된 최초의 사례는 뉴턴의 이론이다. 뉴턴은 천체 운동에 대해서 했지만 지금은 전 우주론적인 것으로 가까이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주를 이해하는만큼 우주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우주적인 존재가 돼가는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우리가 기본 이론을 만든 보상, 우리가 우주를 이렇게 본다고 하는 것은 피리를 부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다. 우주의 음악을 듣는 것이다.

<질문> 정말 놀랍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다른 책에서 보기를 어떤 주교가 우주의 역사가 6천 년 됐다고 한 게 17세기 일이고, 캘빈 경(윌리엄 톰슨)이 우주 역사가 2천만-4천만 년 됐다고 한 게 20세기가 열리기 얼마 전이라고 기억을 하는데. 그 얼마 뒤에 우주의 역사를 태초부터 이렇게 정밀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게 정말 지성사의 엄청난 업적인 것 같다.
(*지구 나이를 6천 년으로 얘기한 것은 제임스 어셔 주교(James Ussher 1581-1656)로 튀코 브라헤나 케플러, 갈릴레오 시대 사람이다. 그는 기독교 성서에 나와 있는 구절들을 가지고 덧셈을 해서, 지구가 창조된 것은 4004 BCE 10월 23일(일요일) 정오라고 어느날 뜬금없이 공표했다.)

별의 생성과 소멸 & 무거운 원소들의 출현

그리고 현대 과학에서 제일 급속도로 발전해나간 분야 중의 하나가 우주론이다. 많은 관측자료가 자꾸 들어오고 있고, 이론도 더 정교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여기까지 됐는데, 그 다음에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는데, 우리 지구와 우리 몸,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은 무엇으로 구성돼있나. 이미 100여 년 전부터 알아온 것이지만, 원소가 아흔 몇 가지가 넘는다. 인공적인 원소까지 포함해서. 약 100개 정도의 원소들로 구성이 돼있다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우주 생성 초기에는 수소와 헬륨 원자밖에 안 만들어졌다. 그런데 100가지 넘는 원소들이 어디서 나왔나? 쉽게 얘기하면 이렇다. 온도가 더 내려가면 더 큰 원소로 결합하는 것이 자유에너지가 더 낮은 상태가 된다하는 얘기는 맞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합쳐지는 조건이 까다롭다. 합쳐지기만 하면 결합하기 전보다 더 자유에너지가 낮아지지만, 합치기 위해서는 아까 봤듯이 에너지 장벽이 있어서 합칠 수가 없다.

양성자와 양성자를 접근시키면 굉장히 강한 반발력을 받는다. 왜냐하면 둘 다 플러스 전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가 0에 가까울수록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반발력을 받게 된다. 그러니까 합치면 굉장히 자유에너지가 낮은 안정된 상태가 되는데, 합칠 방법이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

그런데 중성수소가 되고 중성헬륨이 되면(그림6 참조) 이것들은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중성이니까. 멀리 있는 것을 자꾸 끌어당기게 된다. 끌지만 핵끼리 만날만큼 가까이 갈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전자 벽을 뚫고 다시 들어가야하는데 그건 어렵다. 그래서 중력때문에 일단 대규모로 모일 수는 있다. 대규모로 일단 모이면 멀리 있는 것들을 또 끌어당기니까. 상당히 많은 영역의 물질을 끌어당기는데, 끌면 끌수록 또 중력이 더 내부에서 강해져서 점점 안으로 들어가면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온도도 다시 올라가고, 그 온도와 압력이 에너지 장벽을 깨뜨리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핵융합이라는 것이 일어난다. 그래서 수소 원자 둘과 전자 하나를 얹거나 빼면 중성자도 되는데, 중성자 양성자가 이 경우에 생긴다. 이것들이 4개가 합쳐지면 굉장히 자유에너지가 낮아져서 안정된 상태가 된다.

그렇게 되려면 태양 정도로 큰 천체 안에서의 압력과 온도 조건 하에 있어야 한다. 일단 그렇게 되면 결합 전후에 에너지 차이가 생긴다. 4개가 따로 있을 때 가지고 있던 에너지에 비해서 결합이 되면 에너지가 훨씬 더 낮은 에너지 상태가 된다.

그러면 에너지 차이가 빛 형태로 날아가는 것이다. 빛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수소, 헬륨 원소들이 융합이 되면, 그 에너지가 물론 열에너지도 되지만 상당한 양은 빛에너지가 돼서 (천체를)뚫고 밖으로 나간다. 이게 별의 탄생이다. 그래서 태양이 빛이 나는 것이다. 우리 태양은 50억 년 전에 그렇게 됐다. 

[그림 7] 온도 하강에 따른 복합입자의 출현 (그림: 장회익)

우주의 역사가 138억 년이니까 더 큰 별들도 많다. 우리 태양 정도의 조건에서는 헬륨 원자가 되고 나면 그 보다 더 큰 원소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 태양 규모에서는 뭉쳤던 원소들이 깨진다. 앞으로 50억 년이 지나면 우리 태양은 붕괴한다.

그런데 더 큰 별은, 수명은 짧지만 온도와 압력이 높아서 수소나 헬륨보다 더 큰 원소를 만들어낸다(그림7). 어디까지 만드느냐하면(그림 8) 탄소, 질소, 산소, 실리콘, 인, 황과 같은 무거원 원소들을 만든다. 우리 몸이라든가 지구상에 있는 모든 물질들을 만드는 원소들이다. 여기서 원소 옆에 있는 숫자, 예를 들어 철은 26번인데. 이 번호는 원자핵 안에 양성자가 몇 개인지를 나타낸다. 

이렇게 무거운 원소들이 쭉 만들어지다가 30번 대 쯤 가면 그 다음부터는 결합을 해도 에너지 차이가 크지 않게 된다. 거의 비슷하다가, 그 이상 무거운 원소를 합치려고 하면 밖에서 에너지를 더 가해줘야 결합이 된다. 다시 말하면 그때는 에너지를 가해야되는데, 그럴  여력이 없으니까 철~아연 정도의 원소들이 만들어지고 나면 왠만하게 큰 별들도 나올 에너지가 없으니까 이게 불안정하게 있다가 폭발하게 된다. 그것을 초신성 폭발이라고 한다. 

이때 얼떨결에 더 크게 뭉쳐지는 것들이 있다. 이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워낙 폭발의 여력이 강하니까 평소에는 뭉쳐지지 못하다가  폭발 에너지를 받아서 더 크게 결합하는 원소가 있다. 이때 30번 보다 더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지는데, 상대적으로 숫자는 적다. 30번 이하 정도의 원소들은 존재하는 양이 많은데, 그 이상은 적다.

[그림 8] 무거운 원소들의 점진적 형성 (그림: 장회익)

원자번호가 큰 원소들은 그 자체는 그렇게 안정한 것은 아니다. 깨지면 에너지가 더 낮은 상태가 되니까. 더 안정한 상태로 깨질 수는 있는데, 이미 묶여서 깨지지 못하게 자기들끼리 막고 있는 장벽이 있어서 큰 원소 상태로 유지된다.

하지만 오래 유지하지는 못해서 상황이 되면 깨진다. 이런 것을 방사능 물질이라고 한다. 알파입자를 내면서 깨지는 것이다. 원자번호가 높은 원소들은 방사능 물질들이 많아서 깨진다. 예를 들어사 라듐, 우라늄 이런 것들이 있다.

행성의 생성, 국소질서 & 생명

이렇게 해서 뭉쳐다니다가 우연히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태양이 있으면 주변의 중력장에 묶여서 빙빙 돌다가 결국 뭉쳐지게 되는데 우리 지구, 화성, 수성, 금성 등등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행성에는 30번 전후까지의 무거운 원소들이 꽤 많이 있다. 이것들은 태양보다 훨씬 큰 별에서 만들어진 것이 뭉친 것이다. 나이로 보면 태양은 새로 뭉친 것이고, 우리 지구는 훨씬 오래 전에 훨씬 큰 별에서 만들어져서 온 존재이다.

<질문> 그렇다면 태양과 지구의 기원이 다르다는 뜻인가?

다르다. 태양은 더 젊고, 우리 지구는 더 어른이다. 나이가 더 많다. 그래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는 있지만. 태양이 신흥 부자라면 우리는 더 오래된 양반?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가 기죽을 거 없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여기서 뭔가가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지구에서는 자유에너지가 별로 안나온다. 물론 방사능물질 이런 것에서 약간은 나올 수 있지만. 

지구에서는 중요한 자유에너지 소스가 태양이다. 태양에서부터 빛이 나오는데 그것이 우리 지구에 얼마만한 자유에너지를 주느냐하는 것을 이론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그 계산 자체를 사실 내가 몇 년 전에 처음으로 했다(책 p.540. ‘제5장 보충 설명’ 참조). 어쨌든 그 자유에너지를 받아서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놀라운 질서가 계속 만들어지면서 생긴 것이 지구상의 생명이다.

화성이나 금성은,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생명을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볼 때는 밋밋하다. 태양계 안에서 우리 지구만큼 놀라운 질서를 가진 행성은 실제로 지구밖에 없다. 그 질서가  생명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거기서부터 갈라진다. 지금까지는 생명이 아닌 1차 질서가 이렇게(그림7) 만들어지면 일단 가장 낮은 자유에너지 상태로 가게 되지만, 우연히 잘 뭉쳐지게 되면 낮은 자유에너지 상태로 가기 위한 장벽이 커서 당분간 유지가 된다. 이런 것을 국소질서라고 한다.

여러 형태의 국소질서, 이런 것들은 언젠가 어떤 큰 변화를 받으면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의 부스러기로 가겠지만, 장벽때문에 상당기간을 유지하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고, 우리 태양계 안의 행성들 안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지구에는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또 하나의 질서, 즉 생명이 있다. 그것이 다음에 우리가 공부할 중요한 주제이다.

어떻게 국소질서에서 놀라운 생명이라는 것까지 나오나. 이것이 다음 주제이다. 오늘은 이 정도로 우주여행 1막을 마치고, 그 다음에는 2막 생명 얘기를 하도록 하자.

<질문> 물리학이 아니면 지구나 생명이 이렇게 신비롭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물리학으로 안 보면, 있는 건 그냥 있는 거다 이러고 말게 된다. 그게 그냥 어떤 성질을 가졌나 이 정도나 약간 관찰하겠지. 이런 물리학적인 원리를 통해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해지고 어떤 과정을 밟아서 어떻게 가느냐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 것이, 우리가 고통스럽게 공부한 동역학, 통계역학, 상대성이론 덕분이다. 그 덕분에 우리가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참 즐거운 것이다. 이해하면서 우주를 본다는 것은.

우리가 여행을 할 때 눈에 빛이 들어온다고 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어느 정도 알면 알수록 깊이 보인다는 얘기다. 이것을 우리가 바탕을 가지고 봐야, 정말 우주의 신비한 면목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기본 소양을 그동안 쌓았다는 것이다.

(대담 7-2 녹취 끝.)

녹취: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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