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은 실현 중

일본의 논에 1993년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뿌려진 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도입 전후 수십 년에 걸친 장기간 연구 논문이 최근 사이언스에 실렸다. 1962년 레이첼 카슨의 경고는 아직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그의 예언은 실현 중이다.

The Guardian. 2019. 10. 31. Damian Carrington.
원문 보기 : “Fishery collapse ‘confirms Silent Spring pesticide prophecy”
번역, 편집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농지에서 뿌린 살충제, 제초제는 물생태계에까지 이르러 “물고기의 도약을 멈추게’ 할 것이라는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1962)의 예언은 실현되고 있다. 일본 어업이 붕괴하는 과정을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이다. 비슷한 과정이 일본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최근 일본 과학자들이 수행한 장기간 연구에 따르면, 네오니코티노이드* 류의 농약을 논에 투입한 직후 큰 호수 내 곤충과 플랑크톤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그런 다음에는 빙어와 뱀장어 개체군 붕괴가 이어지고 십 여 년 이상 이 상태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작은 먹이들이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니코틴과 유사한 신경 활성 살충제의 일종으로 농업에서 해충을 죽일 용도로 가장 널리 쓰였다. 2018년 유럽연합은 네오티코티노이드 류 살충제 3종의 사용을 금지시켰다.(출처 : Kati)

[그림 1] 네오니코티노이드는 씨앗에 흔히 도포되며, 여러 종의 동물들이 먹을 수 있다. (사진 : Daniel Acker/Bloomberg via Getty Images. 출처 : the Guardian)

살충제와 물생태계의 붕괴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들을 배제했을 때 농약이 “확실한 증거”임을 보였다고 독립 과학자들은 밝혔다.

이들의 연구는 살충제가 물고기를 궤멸시키는 직접적인 효과임을 밝힌 첫 번째 연구이다. 꿀벌에게 농약이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이루어진 기존의 연구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하루살이, 잠자리, 달팽이 등 물에 사는 여러 종들을 하나씩하나씩 소멸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찌르레기와 제비같이 논밭에서 벌레를 먹고 사는 새들의 개체수를 급락시킨다. 살충제는 또한 명금 류(songbirds)가 이주 경로를 찾을 수 없게 하기도 한다.

[그림 2] 유채꽃을 먹고 사는 벌꿀이 특히 네오니코티노이드에 취약하다. (출처 : the Guardian)

“농약 스프레이, 농약이 묻은 먼지와 분무는 농장, 정원, 숲, 집의 정원 등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좋은 곤충’도 ‘나쁜 곤충’도 가리지 않고 모두를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진 화학물질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새들의 지저귐도 멈추고 강물의 물고기들의 도약도 멈출 것이다.” –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중에서.

일본 과학자들의 최근 연구는 일본의 내륙에서 사용된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미치는 생태적 경제적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카슨의 예언이 옳았음을 검증했다.

이 연구의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붕괴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매년 30억 달러어치 이상 사용되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살충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약이기 때문이다.

[그림 3]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초판 표지. 해양생물학자인 카슨은 1962년 이 책을 통해 살충제와 제초제 등 무차별적으로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물 생태계까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사진과 설명 출처 : wikipedia)

“이 연구는 관찰연구이기는 하지만, 강력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십 여 년 동안 지속가능했던 어업이, 농부가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사용한지 단 1년 만에 붕괴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놀랍고도 빠른 반응 결과입니다.”

– 올라프 젠센 교수(Olaf Jensen, 미국 Rutgers대학교. 해당 연구 참여진은 아니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에 이번 11월에 게재되었으며, 일본의 신지(Shinji) 호수를 대상으로 했다. 1993년 네오니코티노이드를 도입하기 직전까지와 직후를 포함하여 수십 년 동안 생태계를 관찰했다. 물 속의 네오니코티노이드 농도는 수생 무척추동물들에 대해 독성으로 작동하는 수준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장수깔따구는 빙어에게 중요한 먹이인데, 네오니코티노이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종 중의 하나이다. 장수깔따구(Chironomus plumosus)는 1982년에는 개체수가 아주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39곳에서 샘플을 수집해본 결과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했던 동물플랑크톤 각시노벌레(Sinocalanus tenellus)는 83% 감소했다.

[그림 4] 1993년, 논에 네오니코티노이드를 뿌리기 전과 후를 수십 여 년에 걸쳐 비교한 일본 과학자들의 연구가 최근 사이언스를 통해 보고되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농지에 도입된 후 십 여 년이 지나면서 연간 빙어 어획량은 90% 감소했다. 동일 기간 동안 뱀장어 어획량은 74% 감소했다.

젠센 교수에는 “이러한 종들의 붕괴에 대한 기타 다른 설명들도 검증되었으며 모두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침입종, 저산소증 혹은 물고기 비축 등은 관찰 결과를 설명해낼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게다가 무척추동물 먹이와 상관없는 열빙어 어획량은 변화가 없었다.

네오니코티노이드 류의 농약은 먹이망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이 연구는 보인다. 젠센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생태계 붕괴에 대한 비슷한 연구가 없는 상황이라,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문제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이미 신경 활성 살충제의 비극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논에는 한때 수십 억 마리의 잠자리가 날아다녔었지만 이 살충제가 거의 침묵을 만들어냈습니다. 날아다니는 작은 생물들과 물고기들이 전멸한 것을 보면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나고 어리석은 일인지 증명됩니다. 이런 결과로 아시아 국가들이 정신을 차리고 이런 독성물질들을 논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루빨리 금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최근 버그라이프의 보고에서 보듯이 영국 동부 유역에서도 네오니코티노이드 농도가 높게 나타나 정말 걱정입니다. 이 연구 논문에서 보고된 수치와 아주 비슷합니다. 영국의 물생태계의 건강에 심각한 해를 미친다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네오니코티노이드가 정확히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계량화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매트 샤들로우(Matt Shardlow. 곤충보호단체 버그라이프 관계자)

원문 보기 : “Fishery collapse ‘confirms Silent Spring pesticide prophecy.” The Guardian. 2019. 10. 31. Damian Carrington.
관련 논문 보기 : “Neonicotinoids disrupt aquatic food webs and decrease fishery yields.” Masumi Yamamuro et al. Science. 01 Nov. 2019. Vol.366, Issue6465. pp.620-623.
번역, 편집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