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온도 상승, 산성화, 탈산소화 & 대양 티핑 포인트

기후변화는 대양과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빨리 일어나고 있고 어쩌면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모르며, 많은 일들이 조용히 드러나지 않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는 전지구적인 규모에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지만, 대양의 규모가 가지는 특성때문에 한번 그 한계를 넘어버리면 되돌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합니다. 이곳에 소개하는 논문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대양의 온난화와 티핑 포인트에 대한 연구로, 공동저자 중 한 분이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림 1] 해수온도가 높아지면서 하얗게 된 산호. 파푸아뉴기니의 얕은 바다. Credit: Nature Picture Library / Alamy Stock Photo.

최근 몇 년 동안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s; 급변점)가 기후변화 연구 집단에서 중요한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티핑 포인트란 작은 변화가 한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임계값(역치)를 말합니다.

그런데 티핑 포인트를 넘는다는 것, 즉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넘아가는 일이 전지구적인 규모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동안 생각되어 왔습니다. 말하자면 “낮은 가능성, 큰 영향”(low probability, high impact) 사건인 것입니다. 북대서양에서 일어나는 심층해수 상승 순환 (the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AMOC;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이나 서남극의 빙상이 빠르게 붕괴하는 것 같은 현상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th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해양의 티핑 포인트에 대해 동료들과 필자(헬레나 마틴스)가 함께 수행한 논문이 게재되었습니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해수온도 상승, 산성화, 탈산소화의 영향이 축적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높은 가능성, 큰 영향” 티핑 포인트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우리는 지구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임박한 그리고 장기간 지속되는 변화를 다루는 문제를 제시하고, 티핑 포인트를 넘어가지 않게 변화를 완화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했습니다.

해수온도 상승, 산성화, 탈산소화

대양은 열과 탄소를 담는 거대한 저장소입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래, 인간 활동에 의해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CO2)의 30-40%열의 93%가 대양으로 들아갔습니다. 대양이 흡수하지 않았다면 대기 기온 상승 규모는 훨씬 더 컸을 겁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우리는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대양의 온도가 상승하고, 염기성 바다가 산성화되고 대양의 산소 함유량이 감소하는 탈산소화 같은 현상을 말합니다.

해양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떠한 잠재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사례에서는 해양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들이 해양생태계와 대양의 기능에 광범위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 지역적 티핑 포인트들을 다수 건드려 임계치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례들이 그렇습니다.

해수온도 상승

모든 생물종은 자신의 생리적인 기능에 가장 적합한 온도 범위가 있습니다. 인간처럼 대부분의 해양 생물들도 적정한 온도를 넘어서는 고온에 취약합니다. 적응하지 못한다면 어떤 종들은 대양 온난화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잘 알려진 사례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보초(Australia’s Great Barrier Reef)같은 열대 산호초 시스템에 가해진 위협입니다. 폭염으로 인해 해수온도가 높아지면 산호 백화 현상이 대규모로 일어나 산호들은 다시 살아나기 어려운 수준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대보초 시스템은 어업, 해안생태계 보호, 어류 양육 등 수많은 생태계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해양 온난화로 피해를 입는 것은 가장 취약한 해양 생물들만이 아닙니다. 식물성플랑크톤에서부터 해양 포유동물에 이르기까지 종을 불문하고 해양 온난화는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대보초 사례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산소화(deoxygenation)

대부분의 해양 생물종은 용존 산소 농도가 충분히 높은 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해수온도가 높아지면 산소의 용해도가 낮아져 바닷물에 섞이는 속도를 떨어뜨립니다. 결과적으로 표면에서 해양 내부로 들어가는 산소가 줄어듭니다.

게다가, 농지나 가정(그리고 각종 공장)의 오폐수에 섞여 영양물질이 바다로 유입되면, 연안 지역에서는 생물학적 생산성이 높아져 생태계가 교란되고 탈산소화는 더 빨리 진행됩니다. 해양 생물종에 가해지는 결과는 엄청나게 크며, 종 분포도 달라지게 되고 성장과 생존, 재생산 능력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산성화(Acidification)

[그림 2] 산성화된 바다에서 껍질이 손상된 바다 민달팽이. (출처: wikipedia)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요한 원인일뿐만 아니라 바닷물을 산성화시킴으로써 해양의 화학적 조성을 변화시킵니다. 수많은 해양 생물종들은 껍질과 골격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해양 산성화에 특히 취약한 광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잘 알려진 사례로 익족류(pteropods)가 있습니다. 익족류는 자유 유영하는 바다 달팽이 혹은 바다 민달팽이로, 위쪽 바다 10미터 구역에 살며 해양 먹이망에서 핵심종(keystone species)입니다. (바다 민달팽이의 껍질은 탄산칼슘CaCO3의 일종인 아라고나이트(aragonite)로 되어 있는데, 산성에 매우 약합니다. – 번역주)

현재 관측되고 있는 산성화 수준은 이미 최근 6,500만 년 내 유래없는 수준입니다. 해양 산성화는 앞으로 계속 될 것이며, 탄소 배출을 순제로 수준으로 줄인다해도 수 세기 동안 악화될 것입니다.

대양 티핑 포인트 : 높은 가능성, 큰 영향

게다가 해양 극고온(marine heatwaves 해양 열파)이나 극산성, 저산소농도와 같은 극단적인 사건들이 일어날 경우 해양 생물종다양성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전지구에 걸쳐 관측된 국소적 지역적 변화들은 이미 상당한 지역적 혹은 어쩌면 전지구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연안 산성화나 무산소 바다 즉 “데드존”(dead zones)같은 것들이 그 사례입니다.

다음 그림은 이러한 영향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세계 해양 지역들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림 3] 해수온도 상승, 탈산소화, 해양 산성화와 같은 티핑 포인트 요소들과 영향을 고려한, 가능성이 높고 영향이 큰 잠재적 피해 위험 지역들을 보여주는 지도. (그림의 번호는 논문에서 사용되는 번호이다.) Source: Heinze et al. (2021).

한편 대양 순환 패턴은 미래에도 계속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해양 상층부는 수십년 시간 규모로 혼합되는 반면, 심층 해양수 덩어리는 훨씬 더 긴 시간, 즉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표면의 물과 섞여 새로운 물이 채워집니다. 현재 해양에 축적된 열과 탄소는 초기에는 해양 표면에 가장 많았다가, 해양 혼합과 순환을 통해 표면에서 더 깊은 층으로 전달됩니다.

이러한 짧은 시간 규모와 긴 시간 규모의 순환은 두 가지 결과를 가져옵니다. 짧은 기간에 일어나는 혼합은 해양 상층부에 열과 탄소가 축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빠르지 않습니다.

두 번째, 긴 시간 규모로 일어나는 순환에서는 표면의 과도한 열과 탄소를 더 깊은 바다로 실어 나릅니다. 깊은 바다에서는 오래 지속되는 변화가 천천히 쌓여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깊은 바다는 기후변화로 인해 불가역적으로 수천 년 동안 바뀐 채로 있을 수 있습니다. 강력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시나리오가 실현된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깊은 바다에 대한 이러한 영향은 관측하기도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그림 4] 대규모 해양 혼합, 순환이 일어나는 시간 규모 비교. 깊은 바다의 경우에는 표층으로부터 새로운 물이 유입되는 데 천 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Image credit: V. Byfield, National Oceanography Centre (NOC), licensed under CC BY 3.0. 그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논문 원문 참조.

대양 티핑 포인트 피할 수 있을까?

인류가 만들어낸 기후변화가 대양에 가하는 위협은 수없이 많고 다양하지만,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몇 가지 행동 항목들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과학자들은 어떤 지역이 가장 심각하고,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문제가 일어날 곳이 어디인지 모델을 사용하여 결정하고 관측을 합니다. 취약한 생물종과 생태계를 확인하는 데 실험실과 현장 실험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수온과 산소 농도, 영양물질, 산성도의 변화에 대한 핵심 생물종들의 생리학적인 한계치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일은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나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과 같은 기준을 넘어, 전지구적인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필요함을 보여줄 것입니다. 잠재적인 대양 티핑 포인트를 밀착해서 계속 지켜본다는 것은 대양 온도 변화, 산성화, 탈산소화 그리고 해양 생산성을 추적, 관측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이러한 대양 온난화가 가져올 수 있는 위협이 무엇인지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소통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기후와 대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원주민들과 협업하는 등 아직 해야할 일이 많지만, 전지구적인 과제를 알리기 위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강화 연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훨씬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높은 가능성, 큰 영향’의 대양 티핑 포인트로 돌입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 시스템 관리와 사회적 전환 행동 네 가지 항목을 제시했습니다.

  • 대양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즉각 급격하게 줄이는 것입니다.
  •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인간 사회가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 생산, 지속가능한 토지와 해양 이용, 기후 친화적인 도시 및 지역 계획 방식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 기후변화 영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부 구조와 빈틈없는 기관간 행동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러한 전환은 한층 더 빠르게 실행되어야 합니다.

위 기사를 쓴 헬레나 마틴스 박사는 ‘스웨덴 기상수리연구소‘ 로스비 센터(Rossby Centre)의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이며 이 기사에서 소개하고 있는 논문의 공동 저자입니다.

번역, 요약 :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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