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환경계획에서 매년 발행하는 온실가스 배출격차 보고서 <Emission Gap Report 2020>이 나왔습니다. 핵심 내용이 잘 정리된 카본브리프의 기사를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첫 번째 글은 “UNEP 배출격차보고서 2020 (1)“를 참조해주세요.
- 기사 원문 보기 “UNEP: Net-zero pledges provide an ‘opening’ to close growing emissions ‘gap’” Zeke Hausfather. 2020. 12. 9. CarbonBrief.
- 보고서 원문 보기 <Emission Gap Report 2020>
넷-제로
넷-제로(순 배출 영점화) 서약을 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2050년 혹은 206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2020년을 지나는 동안 발표했다.
현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51%를 배출하고 있는 126개 국가들이 넷-제로 목표년도를 밝혔거나, 공식적으로 채택했다고 발표했거나 고려 중이다. 곧 들어서게 될 미국의 바이든-해리스 정부까지 합류하면 51%는 63%로 증가하게 된다.
서약한 국가들에는 영국, EU, 중국, 일본, 한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그리고 멕시코 등 주요 배출국들이 포함된다. 2019년 당시 65개국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기후 목표를 발표하는 것과 중단기 실행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곧 들어서게 될 바이든 정부의 경우처럼 이런 장기적인 목표들이 구속력 있는 입법으로 전환되어야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발표된 넷-제로 목표에 맞게 국가자발적기여(NDCs)를 더 강화하여 업데이트해야 한다.
현재 각국의 국가자발적기여 계획에 따르면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이 3.2도가 될 확률이 66%이다. 이는 최근 이루어진 브레이크쓰루연구소(The Breakthrough Institute)의 평가 결과와도 일치한다.
현재 발표된 넷-제로 서약을 완전히 실행할 경우 지구평균기온은 미국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2.7도 상승, 미국이 합류한다면 2.5도 상승을 피할 수 있을 것(66% 확률)이다.
* 국가자발적기여(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NDCs)는 각 당사국이 자국의 상황과 역량을 감안하여 자체적으로 정한 감축 및 적응에 대한 목표, 절차, 방법론 등을 포함한다. COP21 파리협정에는 당사국들에게 2020년부터 5년 주기로 수정 및 보완된 NDC를 제출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 출처: 국가기후기술정보시스템
이러한 결과는 클라이밋 액션 트랙커(Climte Action Tracker; CAT)에서 최근 보고하고 있는 내용과도 일치한다(그림 4). 이 보고에 따르면 현재 넷-제로 서약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을 2.1도 이하로(50% 확률) 억제할 수 있다.
클라이밋 액션 트랙커(CAT)는 다른 확률치(50%)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후민감도 상의 불확실성 수준으로 보자면(영상 1 참조), 50% 확률의 2.1도 상승폭은 66% 확률의 2.5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결과치를 이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넷-제로 목표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인데, 그 이유 중 일부는 넷-제로 서약을 아직 하지 않은 나라들의 배출량을 추정해서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수 나라들이 자국의 국가자발적기여 서약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다. G20 멤버들 중 9개국만이 2030년 목표에 부합하는 길을 가고 있고, 5개국은 목표에서 벗어났으며, 2개국은 결과가 불명확하다. 여러 나라들에서 넷-제로 서약이 나오고 있어서 희망적이기는 하지만, 중단기 정책에 반영되어 실제로 실행될 때까지는 빈 약속으로 끝날 위험이 있다.
시간이 없다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1.5도 이하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여유가 별로 없다(Carbon budget). 만약 2020년 배출량이 2019년보다 7% 낮아진다면, 1.5도 상승을 66% 확률로 피하면서 우리가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양은 295 GtCO2에 불과하다. 이 양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7년 동안 배출할 수 있는 양이다. 확률을 50%로 계산할 경우 탄소 예산은 455 GtCO2가 되고, 이 양은 현재 수준으로 10년 동안 배출할 수 있는 양이다.
이번 세기 후반이 되면 배출 흡수기술(negative emissions technologies; NETs)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배출할 수 있는 탄소 예산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불확실한 기술에 미래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배출격차보고서 2020>의 분석과 로비 앤드류스 박사(CICERO 기후연구소)의 분석에 기반해 카본브리프에서 만든 그래프(그림 6)를 보자. 이 그래프들은 순-음수 배출(net-negative emissions)없이 1.5도 이하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배출 추이 예측이다. 각각의 그래프는 2000년에서 2026년까지 각 해당 년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고치로 볼 경우에 요구되는 온실가스 감축 추이와 예측이며, 회색으로 굵게 표시된 선이 2020년에 대한 것이다.
2000년부터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계산해보면,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훨씬 쉬워서, 매년 약 3%씩 줄이면 된다. 반대로 2020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고치에 이르고, 순-음수 배출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채 감축을 시작한다면 2040년까지 매년 약 14%씩 감축해야만 한다.
순-음수 배출 기술을 사용한다면 배출량을 급격하게 줄이지 않고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지구적인 규모의 계획이 필요하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없이 한해 한해 지나가면서 1.5도 목표는 점차 더 멀어져가고 있다. 2도 목표는 1.5도 목표보다는 달성하기 쉽지만, 감축 노력이 지체되면서 2도 목표마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배출격차보고서 2020>는 세계 각국이 최근 “기후에 대해 더 강력한 서약”을 발표했고, 현재 내놓은 정책들에 따르면 최악의 배출 시나리오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시에, 파리협정에 따른 1.5도와 2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 사이의 간극은 매년 더 커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앞으로 줄여야 할 감축치는 더더욱 커지고 있다. 주요 배출국들의 넷-제로 서약은 “중요하고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결과는 “중단기 정책 실행에 어느 정도 반영되는가”에 달려 있다.
번역, 요약: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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