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 숲에 대규모 산불

북극 주변 산림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인데, 제대로 보도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산불이 일어난 곳이 거주지역이 아니고,  산불 진압 비용이 산불 피해액보다 클 것이라는 이유로 산불을 방치하다시피 한다. 그러나 연기와 오염물질들은 직접 산불이 일어나지 않은 주변 거주지역으로까지 넓게 확산되어 거대한 연기 뚜껑을 형성하고 있다.(그림 1) 


산불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북극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러시아 북쪽 시베리아, 그린란드, 알래스카와 북 스칸디나비아 지역(북극서클 the Arctic circle)의 “fen”이라 불리는 늪지대이다. 이 지역의 산불은 주로 번개나 사람들의 부주의로 발생해왔고 불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6월 초 이후 북극서클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만 100 건이 넘는다. 국제기상기구(the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 UN기상기후모니터링기구)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전례 없는 일“이다.

지난 6월 유럽지역은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북극서클 지역도 마찬가지였고, 그후 대규모 산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산불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변화된 지표면 특성때문에 산불이 쉽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오래 지속되고 번지면서 대규모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림 2)

<그림 2>  북극서클 지역 산불 현황, 2019년 7월 25일 현재 (사진 : NASA)


실제로 북극지역의 대기 기온은 지구상의 다른 지역보다 두 배 더 빨리 상승하고 있다. 올해 이 지역에서는 평소보다 한 달 빨리 얼음이 녹기 시작했고, 얼음이 녹은 후 생긴 따뜻하고 건조한 지역에서 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산불의 횟수와 규모는 최근 십 여 년 동안 일어났던 모든 산불을 합한 것보다 규모가 크다.(그림 3)

<그림 3> 산불 방사열에너지 산출을 통한 북극서클 산불 통계(붉은색 : 2019년, 회색 : 2003~2018년 합계)


시베리아에서는 현재까지 이르크추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부랴티아 지역에서 일어난 불이 가장 규모가 크다.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금까지 400건 이상이다. 기후학자인 릭 토마스의 추정에 따르면, 이번 계절에 알래스카에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면적이 7월 24일 현재 2백만 에이커(약 8천 평방킬로미터, 제주도 면적의 약 4.5배)에 달한다.

올해 북극서클 산불의 규모는 최근 16년 동안 위성에 잡힌 것 중에 가장 크다.(그림 4) 최근의 산불은 지표면의 식생만 태우는 수준이 아니다. 몇몇 경우는 땅 속 토탄까지 불이 옮겨가면서 며칠 동안, 길면 한 달 이상 불이 꺼지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 규모가 10만 헥타르(1,000 평방킬로미터) 이상인 경우도 있으며, 지구상에서 일어났던 불 중 가장 규모가 큰 산불이 되어가고 있다. (Thomas Smith, 환경지리학자. the London School of Economics)

<그림 4> 러시아 북부를 덮고 있는 산불 연기. 2019년 7월 21일. (사진 : NASA earth observatory)


지난 6월 동안 북극서클 산불로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2010~2018년 동안 산불로 방출된 양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다. WMO의 분석에 따르면 6월 1일 ~ 7월 21일 동안 북극서클에서 산불로 인해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총 100메가톤(1Mt=백만ton)에 달하며, 이는 전체가 배출한 양(2017년)에 해당한다.

또한 산불 연기에 섞인 분진은 시간이 지나면 땅 위로 내려앉게 되는데 이때 지표면의 색을 어둡게 한다. 북극의 흰 눈은 반사도가 높지만(90%), 색이 어두운 흙이나 분진이 내려앉은 눈은 이 반사도가 낮아 열을 더 많이 흡수한다. 결국 북극의 얼음을 더 빨리 녹게 하고 지구 기온을 더 높이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더 많은 산불이 일어나고, 그 산불은 다시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산불은 해당지역이 비거주지역이라는 이유로, 비용의 문제를 따지면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진화해야하며, 북극서클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진화 전략이 필요하다.

2019년 7월 29일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참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