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녹취 6-4]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5장. 통계역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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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녹색아카데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실 수 있는 ‘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대담영상에 대한 녹취록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세미나 진도에 맞추느라 녹취록은  4장부터(영상 5-1부터) 있습니다.

대담영상과는 별도로 ‘자연철학 세미나’ 온라인모임을 격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함께 보는 책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입니다.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자연철학 세미나 게시판과 유튜브 채널(녹색아카데미)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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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회익의 자연철학 이야기 6-4 : 통계역학에 대한 Q&A”은 『장회익의 자연철학 강의』 중 ‘제5장 소를 길들이다: 통계역학’대한 질문과 답입니다.

대담영상 6-4에서 다룬 주제들

  • 오해 1. 에너지와 온도의 관계
  • 오해2. 생명은 엔트로피가 증가하지 않는다?
  • 온도 외에 엔트로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압력효과, 습도효과
  • 자유에너지는 실재하는 물리량인가?
  • 오해 3.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 고립 계, 열린 계, 배경 계?
  • 자유에너지와 주변 온도
  • 엔트로피는 무한대로 증가할 수 있나?
  • 에너지, 온도, 엔트로피의 관계가 계속 헷갈린다
  • 우주의 온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 우주 내 물질의 형성과 자유에너지
  • 원자번호가 큰 방사성물질과 에너지 장벽
  • 국소질서와 자유에너지
  • 생명과 국소질서 & 자유에너지

오해 1. 에너지와 온도의 관계

초기의 과학자들이 잘못 알고 퍼트린 얘기들, 그리고 최근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선입관으로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통계역학은 기본적으로 엔트로피 개념에서 출발한다. 엔트로피를 통해서 보는 새로운 세계인데, 엔트로피가 이해가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야 오래 됐지만, 이해가 안돼 있었다.

엔트로피를 제대로 이해하기 전의 생각들이 문제다. 예를 들어서 가장 하기 쉬운 오해는, 오해라기보다는 에너지와 온도의 관계를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긴다. 온도는 알고 있고 에너지도 열이라고 해서 알고 있다. 열량이 에너지고 온도는 뜨거운 정도다, 이렇게 알고 있다.

에너지를 가하면 뜨거워진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까 에너지를 가햐면 온도가 얼마나 올라가느냐? 상당히 많은 경우에 비례관계로 올라간다. 단위에너지 증가당 온도 증가를 비열이라고 한다. 그럴 정도로 에너지와 온도가 직접 관계가 되어 있다. 그러니까 온도라고 하는 것은 에너지 양의 척도에 해당하는 그 무엇이 아닌가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은 경우에 따라서는 비례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기체인 경우에는 상당히 비례한다.

그런데, 지금 내 책에서는 그것이 아니고, 다르게 설명한다. 말하자면 온도가 뭐냐. 온도는 에너지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증가에 대한 엔트로피의 증가율을, 역수지만, 온도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아직도, 그러면 온도는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는 것과는 어떤 관계가 있느냐하는 데 대해서 의문이 든다.

엄격히 얘기하면 이렇다. 단위 에너지 증가할 때에 에너지 증가율 자체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양에 따라서 달라진다. 변화율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거의 정비례한다. 변화율이, 가지고 있는 온도에 거의 비례하는 정도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본래는 에너지 증가에 대한 엔트로피의 증가율인데, 에너지에 대한 엔트로피의 증가율 자체가 바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온도와 관계가 있다. 그 자체가 상수가 아니라. 그 자체가 상수인 경우는 모든 물질의 온도가 동일하게 된다. 열을 가하면 온도가 달라진다는 얘기는 열을 가할수록, 에너지를 많이 가질수록, 단위에너지 증가당 엔트로피의 증가율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그것을 뜨겁다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학생이 질문하기도 했지만, 그러면 이것이 에너지가 아주 많아서 더이상 에너지가 증가해도 엔트로피가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느냐? 그런 상황도 있을 수 있나? 그런 상황이 어떤 상황인가?

온도가 무한대인 경우다. 무한히 뜨거우면, 그 얘기는 에너지 증가당 엔트로피 증가율이 0이라는 뜻이다, 역수니까. 무한히 뜨거울 경우에는 에너지가 증가해도 더이상 엔트로피가 증가하지 않는다. 그것이 ‘무한히 뜨겁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 관계를 까딱하면 혼동하게 된다. 온도가 ‘어떤 대상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양을 나타내는 무엇’이 아닌가, 이건 기본적으로 틀린 얘기다. 실제로는 그 비슷한 경우가 있다. 비례하는 경우인데, 그것은 우연이다. 우연히, 심지어 비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열이 일정한 경우라면 그렇게 되는데, 실제로 비열이 일정하지 않다. 비열이 점프도 하고 그렇다.

맞는 얘기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상적으로 경험과도 잘 맞으니까 아주 알아듣기 쉽게 얘기하다보니까 그렇게 온도를 얘기하게 된 것이다. 에너지가 많으면 뜨거우니까, 뜨겁다는 것은 에너지가 있다는 뜻 아니냐? 그런데 그것은 맞지 않는 얘기다. 그런데 일상 경험 속에서 그렇게 추리해내기가 쉽다.

그리고 처음에 과학자들도 그렇게 많이 생각하기는 했는데, 옳지 않은 얘기다. 그걸 우리가 혼동하는 경우 중의 하나다.

오해 2. 생명은 엔트로피가 증가하지 않는다?

또 더 터무니 없는 얘기는, 엔트로피는 다 증가한다, 그런데 증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뭐냐? 생명체는 질서가 더 생기지 않느냐? 처음에는 작고 빈약했지만 음식도 먹고 하지만 생명체 자체를 보면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존재다, 그래서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것은 무생물의 상황이고, 생명체는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전혀 다른 카테고리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도 그런 식으로 쓰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틀린 얘기다.

<질문> 심지어 어떤 사람은, ‘생명은 물리법칙을 거스른다’고 얘기한다.

최근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생명체가 엔트로피가 감소한다면 그것 이상 주변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킴으로써 전체 계의 엔트로피는 반드시 증가하게 된다. 그러니까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감소한다는 것만 머리 속에 넣은 것이다. 그게 맞지 않다.

딱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폐쇄된 계, 고립된 계, 에너지와 물질의 출입이 없는 계의 엔트로피만 증가하는 것이지, 그 속에서 부분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하고, 감소하는 것보다 조금 더 증가하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방향이다.

그러니까 에너지가 이동함으로써, 한쪽은 엔트로피가 감소하고 다른 쪽의 엔트로피가 더 많이 증가하는 상항이면, 그것이 또 전체로서는 엔트로피가 더 증가한 것이 된다. 자연적으로 그렇게 간다. 그래서 그럴 경우에는 한쪽 엔트로피를 낮추면 다른 쪽의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것이 맞다. 그렇게 함으로써 전체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을 그냥 모든 것의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한쪽만 보고 엔트로피가 감소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온도 외에 엔트로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우리가 미처 말하지 않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당연히 의문을 가질만한 질문이 있다. 통계역학에서 주변의 영향을 생각하면 쉽게 말하면 전체 고립된 계에 놓여있는 배경물질을 가지고 있는 대상(예: 물컵)이 있을 때에, 배경의 영향은 그것의 절대온도만 이 물컵에 관계되고 그렇게 정의된 자유에너지가 감소하는 방향으로만 간다, 주변의 배경의 영향은 배경 계의 온도 하나로 다 되는 것으로 딱 그렇게 이해하기 쉽게, 내가 그 말만 했으니까.

그런데 그것은 엄격히 얘기하면 에너지 이동이 있음으로써, 물컵과 외부와의 에너지 이동이 있을 때 그 에너지 이동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온도 하나로 에너지 이동에 관한 모든 것을 커버하는 것이다. 에너지 이동 때문에 나타나는 엔트로피 변화만 보는 것이다.

그런데 ‘주변에 압력도 있고 습도도 있는데 온도 하나만 알면 되느냐?’하고 질문을 던졌는데, 중요한 질문이다. 실제로는 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전제를 했는데, 압력과 습도도 영향을 미친다.

압력 효과

압력 효과는 어떨 때 있느냐? 대상(물컵)의 체적이 변할 때, 압력에 의해서 체적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을 때는 엔트로피가 압력의 영향을 받는다. 엔트로피는 에너지의 함수일뿐만 아니라 체적의 함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체적이 물컵의 경우에는 안변하니까 압력의 영향을 안받는 걸로 봤지만, 만약 기체를 놓고 다룰 때는 압력때문에 체적변화가 있으이까 따로 고려해야 한다.

압력을 고려해서, 아예 자유에너지 개념을 더 확장한 개념이 있다. 압력×체적이라는 항을 하나 더 보탠다. 자유에너지는 에너지에서 온도와 엔트로피 곱을 한 것을 뺀 것인데(F = U – TS), 거기에 압력×체적이라는 항을 하나 더 넣어주면 외부의 압력의 영향에 의한 복잡한 것을 반영하게 된다. 온도와 압력 두 개 만으로 다 커버할 수 있다.

이렇게 자유에너지 개념을 더 확장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기브스 자유에너지(Gibbs free energy)라고 부른다. 그것과 구분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우리가 얘기한 것은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라고 정식으로 부르고 있다..

헬름홀츠 자유에너지에 압력 항을 하나 더 넣어서, 즉 외부 계로부터 체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압력 효과를 집어넣은 것이 기브스 자유에너지이다. 이때는 기브스 자유에너지가 최소가 되는 쪽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습도 효과

습도 얘기도 했는데, 물컵이라는 대상과 외부 계 사이에 분자들이 왔다갔다 할 수 있을 때에 해당한다. 습도가 있다는 것은 물분자가 출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것의 한 특별한 경우지만. 더 일반적으로, 한 대상 계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들이 나갈 수도 있고 들어올 수도 있는 이런 경우에도 나가건 들어오건 신경쓰지 않고 대상 계에 남아있는 성격을 논의하려면, 그때도 물질의 출입을 고려해야 한다.

그때는 고려해야할 것이, 단위 입자가 들어옴으로해서 증가하는 엔트로피의 양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이번에는 화학포텐셜이라는 양을 도입해서 온도와 압력의 영향에 추가한다. 케미컬 포텐셜은 𝛎(뉴우)라는 문자를 쓰는데, 여기에 한 대상 계가 가지고 있는 총분자의 수 N을 곱한 항을 또 하나 더한다. 이렇게 하면 또 더 일반화된 자유에너지가 된다. 그래서 그건 특별한 사람 이름을 붙인 것 같지는 않고 일반화된 자유에너지라고 한다.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에너지 이동이기 때문에, 가장 간단한 자유에너지 형태로 헬름홀츠 자유에너지를 얘기했다. 압력의 영향을 직접 받으면 기브스 자유에너지 형식으로 확장해야한다. 또 물질의 출입이 있으면 이번에는 화학포텐셜, 즉 외계의 성격을 화학포텐셜로 뭉뚱그려서 입자의 수를 곱한 하나의 항을 추가해서 그 전체가 가장 작아지는 쪽으로 변한다, 이런 식으로 확장해나간다. 

그 외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어서 와서 충격을 가한다, 파괴를 시킨다, 이런 외부의 영향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따로 얘기를 해야한다. 그래서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에너지 이동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이동에 관한 외계의 영향은 온도 하나로 대변된다,라고 우리가 해야 맞다. 우리 책에서는 복잡한 얘기는 뺐는데, 질문이 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를 해달라고 얘기를 하고 싶다.

<질문> 자유에너지가 대상이 처한 어떤 배경 계와의 특성에 따라서 자유에너지에 항을 추가해서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면 기브스 자유에너지는 대상 계가 기체일 경우에 이럴 때 해당되나?

고무풍선 안의 기체처럼 압력에 따라서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할 수 있는 대상, 이런 경우에는 압력에 따라서 엔트로피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압력 항을 넣어야 한다. 화학에서 기체를 다룰 때 많이 쓴다. 그래서 기브스 자유에너지를 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화학변화가 있을 때는 물질의 출입이 있으니까, 화학포텐셜 항을 넣어야 한다.

그 외에도 많이 나타나는 어떤 것이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더 넣을 수 있다. 거기까지 갈 것은 없고. 자유에너지 형식으로 해서 그것이 최소가 되는 방향으로 항상 변화가 일어난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된다. 그리고 외부의 변수들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외부의 성격을 나타내는 파라미터가 온도, 압력, 밀도에 관계가 되는 화학포텐셜, 이런 것들이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그 외에는 이론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별로 쓰지는 않고 있다.

자유에너지는 실재하는 물리량인가?

<질문> 약간 벗어나는 질문인데, 여쭤보고 싶었던 질문이 있다. 과연 자유에너지는 실재하는 물리량인가라고 질문해보고 싶었다.
맥락은, 우리가 어떤 물리량들을 정하는데,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직관적으로 저울로 재면 무게가 나오고 미는 걸 재면 운동에너지가 나온다든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측정을 해서 얻을 수 있는 물리량이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자유에너지는 직접 잴 수는 없는 것 같고, 측정할 수 있는 다른 물리량을 통해서, 즉 개념적으로 정해놓고 측정할 수 있는 물리량들을 통해서 구하면 그 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지는 물리양인데, 직접적으로 자유에너지를 잴 수는 없기 때문에 좀 간접적인 물리량이라고 해야하는가 의문이 들었다.

물리량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꼭 직접 재야된다거나 간접적으로 재야한다거나 그런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아주 단순한 경우와 좀 복잡한 경우가 있고, 상당히 복잡한 경우에도 물리량이 된다. 이 때에도 자유에너지라는 물리량은 온도가 그 물리량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는 그것이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것이 항상 줄어드는 쪽으로 움직이는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물리량이라고 하고, 정의를 그 대신 항상 기억해야 한다.

<질문> 간접적으로 다른 것을 측정한 다음에 계산을 통해서 얻게 되는 어떤 양도 실재하는 것이다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실재한다 안한다 하는 것 자체도, 우리가 너무 이상화시켜서 사물을 보는 것이다. 전에 양자역학 할 때도 봤지만, 이것이 입자냐 파동이냐? 어떤 실재가 입자냐 파동이냐만 구분하려고 애써왔는데(그게 아니라 어떤 것을 나타낼 성향이다라고 볼 수 있다). 성향은 입자나 파동보다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그것이 훨씬 더 의미있는 물리량이다.

그런 것을 우리가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우리가 개념을 그렇게 만들어서, 우리가 만든 개념이 더 본질적인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어떤 고착된 그림에 매여서, ‘우리 손에 만져지는 눈에 보이는 세계만이 세계이고, 나머지는 다 그것으로 어떻게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은 사물을 이해하는 틀로는 굉장히 부족하다.

훨씬 더 유연한 존재론을 생각하고, 그런 것이 이렇게 어떻게 됨으로써 세계가 형성되고 설명된다, 이렇게 갈 수 있어야 된다. 물리학의 경우에는 그렇게 갈 수 있는 많은 사례들이 있는 것이다.

오해 3. 미시상태와 거시상태

<질문> 학생들의 질문을 보면서, 한두 사람 질문에 딱 드러나는 것은 아닌데, 심각한 오해가 크게 두 부분에서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책에서는 미시상태, 거시상태라고 나오고, 선생님의 다른 이론적인 용어로는 개별상태, 개괄상태라고도 하셨는데, 이 개념에 대한 오해가 일단 아주 광범위한 것 같다.

그것이 처음에 제일 접근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윷놀이에 비유한 이유가 그것이다. 제일 큰 오해가 미시상태의 개념이다. 미시상태라고 하면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상태가 미시상태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 하나하나의 상태와 관계가 되기는 하지만 각각의 전체의 상태를 두고 미시상태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달라짐으로써 전체가 어떻게 달라지느냐 하는 가능성 하나하나가 미시상태이다. 그런데 그 개념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윷놀이에서 비유해서 얘기하기를, 미시상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윷가치 하나만 가지고는 미시상태가 되지 않는다. 적어도 윷가치 4개가 앞이든 뒤든 가야 하나의 미시상태가 된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입자 백만 개가 있다면, 백만 개의 입자들이 하나의 미시상태를 구성하는 것이지 백만 개의 미시상태가 모여서 거시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오는 오해, 그것은 또 길게 설명할 수도 없고,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된다. 사람들이 선입관이 있다. 미시라는 건 이런 거야, 좁쌀 하나하나의 상태가 미시상태다, 좁쌀로 만든 밥이 거시상태,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가 쉽다. 그래서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 것이 아니다. 윷놀이 비유를 제대로 이해하면 적어도 그런 오해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질문> 학생들이 ‘세트’라는 걸 잘 이해 못하고, 미시상태만 있거나 거시상태만 있거나 이렇게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나의 대상이 있는데(예: 물컵 안의 물) 이것이 가지는 거시상태, 이것이 가질 수 있는 수없이 많은 미시상태가 있다. 실제로 그러면 이것은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느냐하고 묻는다면 하나의 거시상태와 하나의 미시상태로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는.

그런데 그 미시상태는 그 많은 미시상태 중의 하나에 현재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미시상태로 바뀌어도 거시상태는 안 바뀌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그러니까 거시상태는 잘 유지가 되고 미시상태는 계속 바뀐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하나의 미시상태에 있는 것이다.

고립 계, 열린 계, 배경 계?

<질문> 또 하나 느낀 점은, 엔트로피와 관련해서 논의를 할 때 크게 두 국면이 있는 것 같다.
흔히 교양서에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이 경우만 얘기하는 것 같다. 하나의 닫힌 고립 계, 이 고립 계에서의 엔트로피는 항상 높아져만 간다,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고, 또 하나는 열린 계를 하나로 놓고서는 열린 계는 뭐 이렇게 다르다 얘기를 한다.
선생님 책에서 중요한 말씀은, 고립 계를 상정하고 고립 계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열린 계와 그것의 배경 계를 얘기를 하신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고립 계에서의 내부에너지와 엔트로피는 이 고립 계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자유에너지에 대해서 말할 때는 굉장히 특색이 있는 게, 제가 꼼꼼히 생각해본 적이 있는데, F는 대상 계의 자유에너지, U는 대상계의 내부에너지, S는 대상 계의 엔트로피, T는 배경 계의 온도이다. 이렇다. 이게 잘 구분이 안되는 것 같다. 온도와 엔트로피와 자유에너지라고 할 때 그게 어디에 해당하는지 구분이 안돼서 헷갈리는 것 같다.

[그림 1] 고립계, 열린계, 배경계

그걸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지금 이게 맞다. 여기 지금 고립계 내의 대상계의 온도가 있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그런데 대상 계의 온도는 중요하지 않다. 주변(배경계)의 온도가 중요하다. 대상계의 온도가 주변의 온도(배경계의 온도)와 같을 수가 있다. 다를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온도를 거의 대상계 자체에서는 온도를 정의할 수 없을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지난번에 했던 얘기지만, 수소 원자 내에 전자를 생각해보자. 전자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보려고 할 때, 이 대상계에 온도가 있을까? 전자가 지금 바닥상태(기저상태)에서 돌고 있는데, 이것의 온도는 얼마냐? 몰라도 상관없다. 전자가 어떤 에너지 준위에 존재할 것인가 하는 확률은 주변의 온도와 관계가 된다. 그러니까 하나의 원자처럼 온도를 정의할 수 없는 미시적인 것에도 해당이 된다.

<질문> 그러면 F = U – TS라고 할 때, T에는  ́ 이런 것이라도 하나 붙여서 표시를 달리 해줘야하지 않을까? 

그래도 된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U와 S는 대상계에 대한 것이지만, T는 주변계의 것이라고 달아줘도 된다.

<질문>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여기에 대해서 헷갈려하는 것 같다. 특히 엔트로피와 관련된 논의를 할 때, 대부분 고립 계에서 엔트로피는 증가만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계에 대한 얘기를 한다거나, 혹은 엔트로피가 낮아진다고 하는 경우는 열린 계 하나만 놓고 그것만 하게 돼서, 사실은 선생님의 설명처럼 얘기하는 구도 자체에 대해서 굉장히 낯설어 하는 것 같다.

그동안 물리학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설명을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질문> 물리학자들은 만약에 계산을 한다, 푼다고 할 때는 항상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그려야 하나?

그렇다. 그런데 물리학자들이 다 이런 것을 푸는 일이 별로 없다. 최소한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물리학자 치고 자유에너지가 뭔지 쓰라고 하면, 기억이 안나서 옛날에 대학원 시험 때 나왔는데.. 이러고 있을 거다. 

자유에너지와 주변 온도

<질문> 물리학계에서는 자유에너지를 활용하는 분야가 많지 않나?

사실은 많아야되는데, 입자물리학 하는 사람들은 입자만 논의하고 있고, 뭐하는 사람들은 또 그것만 하고 있으니까, 안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우주 전체의 중요한 현상을 다룰 때는 자유에너지를 중심 개념으로 삼아야 되는데. 전체를 염두에 두고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이 사실 많지 않다.

<질문> 지금 문득 드는 질문이 있는데. 선생님께서 햇빛에서의 자유에너지의 양이 얼마나 될지 계산을 하셨다.(부록 참조) 원칙적으로 자유에너지가 우리가 내부에너지 중에 가용한 에너지다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런 개념을 조금 일상화해서 받아들이게 되면, 화석연료라든가 영양분이라든가 이런 것에서도 자유에너지의 양을 논할 수 있어야할 것 같다. 그런데 그때에도 주변 온도와 관련해서 생각해야 하나?

그게 암묵적으로 전제가 돼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구 온도가 일정하니까, 지구 온도를 배경온도로 삼는 것이다. 물론 방안에서의 자유에너지와 밖에서의 자유에너지가 엄격하게 말하면 다르다. 그러나 온도 스케일 전체 중에서 상온을 대개 기준으로 한다. 약간의 온도 차이는 지구 여건 안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말하자면 지구에서의 가용에너지라고 말할 수 있다.

엔트로피는 무한대로 증가할 수 있나?

어떤 사람은 이런 질문을 했던데. 엔트로피는 증가만 한다, 그러면 계속 증가하면 무한대까지 갈 거냐, 이런 질문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선생님 질문에 대한 답> 우주가 빅뱅에서 시작한 걸로 보면 초기 에너지는 정해진 값이 있기 때문에 우주 전체로 보면 무한대로는 갈 수 없을 것 같다. 태양계나 은하 이 정도 규모로 보면 그 안에서 온도가 일정해지면 엔트로피 증가가 멈출 것 같다.

그러니까 그것이 가지고 있는 맥시멈이 있는 것이다. 대상이 변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것이 가질 수 있는 최대값이 있는 것이지, 가만히 있는데 무한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맥시멈을 항상 논의한다.

그런데 이 최대값이 달라지는 경우는 어떤 경우냐. 그것과 다른 상황이 생겼을 때다. 바깥과 에너지 출입이 생겼다거나 했을 때에는 새 상황에서의 최대값으로 간다. 그러면 처음의 최대값보다 새 상황에서의 최대값이 전체로 보면 더 커진다. 가만히 있는데 계속 올라가는 게 아니다.

엔트로피가 커지기만 한다고 하면, 계속 올라간다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데, 항상 가질 수 있는 최대값에 가 있다. 실제로 우리가 보통 엔트로피를 얘기하면, 어떤 상황에서 이미 최대치에 와있는 값을 얘기한다. 최대값으로 가기 전의 것들은 변화하는 시기에 잠깐만 있을 뿐이다. 

일단 최대치인데, 그 주변 상황이 달라지면 새 상황에서의 최대치로 다시 가는 것이다. 엔트로피라는 것은 저 혼자 계속 올라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최대치니까, 최대치 아닌 것에서는 머무르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금방 최대치로 올라간다.

<질문> 그러면 물을 끓일 때처럼 가열하는 순간 말고는 대체로 다 엔트로피가 최대치인가?

그것들도 부분적으로 보면 각각이 다 최대치로 가고 있다. 조금 옆의 것과 온도 차이가 있을 때에만 최대치가 아닌 상태다. 쉽게 얘기하면 여기와 저기 온도가 같다 그러면 엔트로피가 최대치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쪽은 따뜻한데 저쪽은 차다고 한다면, 단열재로 막아놓을 경우 각각이 최대치이지만 에너지 이동을 못하니까 더 큰 최대치로 못간다. 만약 단열재를 제거해버리면 순간적으로 따뜻해진다. 또 다시 엔트로피가 최대치로 올라간다. 그런 의미이다.

에너지, 온도, 엔트로피의 관계가 계속 헷갈린다

<질문> 거기에서 이해의 어려운 점이 하나 있는 것 같다. 주어진 온도, 혹은 주어진 상황에서 그 안의 미시상태들이 가장 많은 거시상태로 옮겨 가게 된다, 자연스럽게. 그게 한 가지의 법칙인데. 그것은 주어진 상황, 주어진 온도에서 그렇고 온도가 변하면 또 각각의 온도 대에서 또 가장 엔트로피가 높은 상황에 있게 될 것이다 하는 두 가지가 막 섞이게 되는 것 같다.

온도가 부분적으로 다를 수 있는 이유는, 그 자체의 에너지 이동을 막는 단열재가 있기 때문이다. 단열재가 없으면 온도가 금방 같아진다. 

<질문> 저의 질문은 조금 다른 상황이다. 엔트로피와 관련된 얘기를 할 때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게 열, 온도 이런 것들이 있다. 어떤 주어진 계가 최대 엔트로피에 가있다하는 얘기와, 그 계의 온도가 변하는가는 다른 얘기 아닌가?

내부 온도가 모두 같다면, 이미 엔트로피가 최대라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 컵 아래 쪽은 따뜻한데 위쪽은 차다 그러면, 엔트로피가 최대가 아니고 잠깐 시간이 걸린다. 엔트로피가 최대로 간다는 것은 컵과 물의 온도가 같아질 때가 되면, 그때가 최대 엔트로피로 간 것이다.

아직 컵 위쪽까지 열이 안갔다 그러면 에너지 전달이 덜 활발해서 과도기에 있는 것이거나, 혹은 단열재로 싸놓은 경우가 그렇다. 엔트로피에 관한 가장 중요한 변수가 온도이다.

온도 차이가 있다는 뜻은 접촉시킬 경우 엔트로피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쉽게 말하면 에너지 이동에 의해서 엔트로피가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온도 차이’라고 하는 것이다. 온도가 같다는 것은 에너지 이동에 의해서 엔트로피는 더 이상 변할 가능성이 없다, 엔트로피가 최대치다하는 얘기다. 

<질문> 주변계 혹은 대상계에 온도를 변화게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상식적으로 보면, 대상계에 에너지가 많아지면 온도가 일반적으로 높아진다. 그 얘기는 바로 얼마만한 에너지를 함축하게 해주느냐이다. 에너지를 많이 함축하게 해주면 온도가 올라간다. 그게 바로 온도에 변화를 준 것이다. 만약 옆에 찬 것이 있으면 찬 쪽으로 에너지를 보냄으로써 두 계를 합친 엔트로피가 상승하는 쪽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질문>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도 될까? 어떤 고립 계 안에 대상 계와 배경 계가 있다고 할 때, 자유에너지에 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그 고립 계 안의 에너지 분포와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가 있고, 고립 계 전체가 더 뜨거워지느냐 더 차가워지느냐와다는 다른 얘기다라고 할 수 있을까?

고립 계 전체의 온도가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사이의 중간쯤에 머물겠지. 전체의 엔트로피가 제일 높은 쪽으로 간다는 얘기고. 다시 말하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에너지의 이동에 관한한 고립 계의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얘기는 모든 부분의 온도가 같아지는 쪽으로 간다는 것과 마찬가지 이야기다.

그러니까 모든 부분이 같기 때문에 더이상 에너지가 이동해도 이번에는 엔트로피 변화가 없다. 왜냐하면 이쪽에서 줄어든만큼 저쪽에서 높아지고, 이쪽에서 늘어나면 저쪽에서 늘어나고 해서 서로 합치면 항상 같아진다. 이리 가나 저리 가나. 최대치로 가면 이렇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로 감으로써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것이다.

우주의 온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질문> 옆으로 새는 질문일 수도 있는데, ‘우주와 물질’ 챕터에서 태초에 우주가 아주 고온에 있다가 점점 온도가 낮아지고 팽창하고 있다고 되어 있는데. 우주의 온도가 낮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팽창하기 때문이다. 우리 책에 유도해놓은 식에 있다. 체적이 커지면 그것에 맞춰서 온도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질문> 우주 팽창으로 온도가 떨어지는 얘기는 자유에너지와 엔트로피 논의와 무관한 것인가?

우주 전체의 체적과 엔트로피의 관계이다. 무관하다고 보기보다는, 우주 전체의 온도는 그렇고. 그 안에 어떤 대상들이 생겨나고 할 때에 그때 이것들이 어떻게 변하느냐 하는 것은 그 온도에서 자유에너지가 낮은 쪽으로 간다. 그것이 열역학적, 동역학적인 기본 원리이다.

단 그때에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것은, 붙어 있을 때에 자유에너지가 더 높다, 떨어져 있을 때 자유에너지가 더 낮다, 그러면 붙어 있는 것이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인력을 발휘할 경우에 떨어질 경우보다 붙어있을 때 자유에너지가 더 낮아지는 수가 있다. 그러면 붙으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온도의 함수다. 온도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붙어있는 것이 자유에너지가 더 낮다. 그래서 붙는 쪽으로 간다. 

온도가 높으면 뿔뿔이 있다가, 온도가 낮아지면 자꾸 만나서 결합하려고 한다. 그 결합이 어떻게 일어나느냐. 사실 원자도 원자핵이 있고 전자가 돈다고 하는데, 전자가 처음부터(?) 도는 게 아니다. 따로 따로 있고 원자핵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도느냐.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면 자체의 자유에너지가 낮아진다. 더 낮아지면 그것은 그 온도에서 자유에너지가 원자핵과 전자가 결합함으로써 더 낮아지는 것으로 가게 된다. 주변 외부 온도와의 관계에 의해서. 그렇게 되면 통계역학적인 이유때문에 전자가 원자핵 주변에 붙어 있는 것이다.

우주 내 물질의 형성과 자유에너지

이런 식으로 모든 우주 내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우주 내의 현상들이라는 게 결국은 기본입자들의 모임들이다. 그 모임들이 어떻게 형성되느냐. 어떤 주어진 온도 범위 안에서 자유에너지가 낮은 쪽으로 간다. 단 거기에 조건은, 결합을 하면 자유에너지가 낮아지는데 장벽이 있는 수가 있다. 결합을 하면 자유에너지가 틀림없이 낮아지는데, 결합을 하는 데까지 넘어야할 장벽이 있는 것이다. 

넘으려면, 반발이 작용하기 때문에 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결합이 일단 되면 자유에너지가 낮은 쪽으로 가지만 그리로 가는 길이 막혀있는 것이다. 접근이 안되는 것이다. 뜨겁고 찬 것이 있을 경우 가운데 절연체가 있으면 에너지 이동이 안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어떤 경우가 그런 경우냐. 헬륨 원자와 또 다른 헬륨 원자가 결합하면 더 큰 원자가 될 수 있다. 결합하게 되면 그 상태가 더 안정하다. 지금 온도에서 그것이 자유에너지가 더 낮다. 그런데 헬륨 원자 여러 개를 같이 두면 서로 붙어서 큰 원자로 가느냐. 못 간다. 왜냐하면 그것이 어느 정도 접근하면 그 사이에 상당한 반발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별 안에서 굉장한 압력을 받아서 압력으로 이걸 찍어 눌러서 붙여버린다. 일단 붙고 나면 더 자유에너지가 낮기 때문에 그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그래서 큰 별에서 높은 원자번호를 가지는 무거원 원자핵들, 우리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원소가 만들어진다.

그것이 지금은 아주 안정하다. 지금은 산소 원자면 산소 원자가 깨져서 수소 원자로 갈라지지 않고 산소 원자로 있는 게 더 안정하다. 이 온도에서. 그래서 산소가 있는 것이다. 다 수소가 돼버리면 안되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수소 원자를 모아놓는다고 해서 산소가 되느냐, 원자핵들이 결합해서. 안된다는 것이다. 굉장히 높은 장벽을 많이 넘어야된다. 그 장벽을 여기 지구상에서는 넘을 수가 없다. 큰 별 안에서나 가능하다.

<질문> 방금 제가 여쭤보고 싶었던 게 그런 것인데. 지금 우리의 온도에서는 이렇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우리의 온도에서는 어떤 게 자유에너지가 낮은 상태이다, 내지는 전체 계의 엔트로피가 최대 상태다, 그러면 지금의 온도가 아니라 이 온도에서는 또 그때의 엔트로피 최대 상태, 자유에너지의 최저 상태가 있고, 온도 대마다 그때의 엔트로피 최대 상태와 자유에너지 최저 상태가 다 다르게 된다는 말인데. 이 온도 대에 따라서 있다라는 게 뭉게지면 온도의 변화와 자유에너지가 낮아지는 것과 이런 것들이 혼재가 돼서 좀 혼동이 온다.

그럴 수도 있다. 온도가 부분적으로 막 변하면 그 관계들이 복잡해질 것이다. 생각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온도가 큰 변화가 없다고 보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된다. 온도가 변하면 온도가 변한 만큼 자유에너지가 달라지는 것을 고려해야할 것이다.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서, 큰 별 속에서 원소들이 만들어질 때에는 온도도 지구와 다르다. 굉장히 뜨거우니까. 그런 뜨거운 데에서 조차도 결합을 하는 쪽이 자유에너지가 더 낮아진다는 입장이다. 그 별이 깨져서 더 식은 상태가 되면 당연히 그 결합이 안정한 것이다.

원자번호가 큰 방사성물질과 에너지 장벽

그런데 방사성 물질, 철 이상의 더 무거운 원소들은 불안정하다. 깨지면 오히려 자유에너지가 더 낮을 수 있다. 이번에는 깨질 때에도 장벽을 넘어야 깨진다. 이미 결합을 한 상태에는. 장벽을 제거해야 깨진다.

원자 핵 반응은 가만히 둬도 자유에너지 때문에 깨질 수가 있지만, 그러나 이미 묶여 있는 사슬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사슬을 풀어줘야 깨진다. 사슬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다른 데 있는 중성자들이 때리면 그 사슬이 깨져서 쉽게 갈라진다.

중성자를 때려주면 중성자가 사슬을 깨는 매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중성자 없이도 물론 그렇게 되지만, 중성자가 있으면 아주 쉽게 깨질 수 있다. 그래서 핵분열 반응이 대규모로 일어날 때, 원소가 깨지면서 중성자가 또 나오니까 그 중성자가 옆의 원소를 또 때리고, 중성자가 원소가 깨질 때마다 계속 나와서 연쇄 반응이라는 것이 생긴다.

이게 순간적으로 일어나니까, 순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그러니까 핵폭탄이 되는 것이다. 핵폭탄은 깨트리는 역할을 하는데, 깨트려서 나온 것(중성자)이 또 깨트리는 역할을 하니까. 한번 깨지면 계속 막 깨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원소가 깨졌을 때 나오는 중성자를 묘하게 뽑아내서 제거해야 한다. 

핵발전소에서는 그 중성자를 흡수시킨다. 그래서 원소가 깨지는 속도가 한꺼번에 너무 빨리 가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속도로 에너지가 나오게 중성자를 조정하는 것이다. 중성자를 조정한다는 것은, 반응이 넘어갈 수 있는 장벽의 높이를 조정해주는 것이다.

<질문> 장벽이라는 것도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중요하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장벽이 없으면 이렇다하는 것이 통계역학의 입장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장벽이 있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뜨거운 물과 찬물이 있을 수 있는 이유가 절연물질이 있기 때문이다. 절연물질이 에너지에 대한 장벽이다. 그거나 마찬가지이다.

국소질서와 자유에너지

곧 6장(우주와 물질)에서 얘기할 주제가 될텐데. 국소질서라는 게 있다. 국소질서는 자유에너지가 최저상태가 아니라 상당히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되는 상태이다. 열역학적으로 보면 자유에너지가 더 낮은 쪽으로 갈 수 있는데 안 가고 유지가 되는 상태이다.

[그림 2] 국소질서의 형성되는 과정. 요동에 의해 준안정 상태로 전이된다. 형성된 국소질서가 사라지기 전에 자신과 대등한 국소 질서가 하나 이상 형성되는 일정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자체촉매적 국소 질서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 장회익, 2014. <생명을 어떻게 이해할까>)

그 유지가 되는 이유에는 그림을 보면 그래프에 우물처럼 생긴게 있는데 그 우물을 넘어야된다. 그 우물이 장벽을 나타낸다. 어떤 이유로든 장벽을 넘으면, 그 장벽이 특정한 상태를 상당 기간 동안 ‘준안정생태’로 유지시켜주는 물질의 구성을 ‘국소 질서’라고 한다.

어떤 한 공간 내에 모여 있는 물체, 컵 안의 물처럼 모여있는 상태. 컵이 깨지면 자유에너지가 더 낮아지는데 안깨지느냐? 깨지지 못하게 (컵이라는) 장벽으로 묶여 있는 것이다. 이게 국소질서다. 국소질서가 많이 있다. 그게 없으면 이 컵 하나도 유지가 안된다. 그게 없으면 다 깨져서 자유에너지가 낮은 쪽으로 가버릴테니까. 항상 그 장벽때문에 물체가 유지가 되는 것이다. 장벽이 매우 중요하다

<질문> 현상적으로 자유에너지가 높은 상태의 대상 계가 있다고 할 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자유에너지가 높은 상황이 특이한 상황이라고 하면, 자유에너지가 공급이 돼서 혹은 그 상황에 있는 게 계 전체의 엔트로피가 높은 방향이기 때문에 … 

국소질서도 그 자체로는 부분적으로는 자유에너지가 제일 낮은 쪽에 있는 것이다. 장벽을 넘어서면 더 낮은 자유에너지 상태가 될 수 있는 경우, 그 장벽이 크면 못 넘어가고 국소질서가 형성될 수 있다. 국소질서도 그 자체로 보면 부분적으로는 자유에너지가 제일 낮은 쪽에 있기는 있다.

문제는 그것이 국소질서일 경우만이라면, 거기서 국소질서로 있으면서 꼼짝을 못한다. 지금 이 컵을 보자. 컵은 지금 아무 역할도 못한다. 국소질서로서 장벽이 허용하는 한 이미 자유에너지가 최소로 돼있다. 더이상 뭘 할 수가 없다. 이 물이 뭔가 역할을 하고 싶다, 움직이고 싶다하면, 여기에 외부의 자유에너지가 더 들어와야 이것이 여기서 움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생명과 국소질서 & 자유에너지

그러니까 사람의 경우를 보자. 나도 국소질서다. 내 몸이 국소질서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가만히 있을 때는 거의 자유에너지가 최저라고 할 수는 없는데, 살아있으니까. 내가 시체라고 생각해보면, 꼼짝을 못하겠지. 시체라면 자유에너지가 제일 낮은 상태이다. 

살아있는 경우에는 이미 내가 활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자유에너지를 이미 가지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몸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움직이면 자유에너지가 자꾸 줄어든다. 한참 움직이여서 자유에너지를 다 쓰면 어떻게 되나? 금방 시체가 되겠지. 그럴 때에 외부에서 자유에너지가 더 들어와야 계속 내 몸에서 뭔가를 할 수 있다.

너무 쉬운 거다. 음식을 안 먹으면 힘을 못 써서 꼼짝을 못하고 먹어야 힘을 쓴다, 아주 상식적인 얘기가 바로 그 얘기다. 나는 지금 먹은 게 있기 때문에 자유에너지가 0이 아니다. 말하자면 살아있기 때문에. 그러나 자유에너지가 공급되면 그걸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살아있는 사람과 죽어있는 사람은 무슨 차이가 있나? 죽은 시체에 자유에너지를 공급하면 도로 사는 거 아니냐,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때 이미 우리 몸의 경우에, 살았냐 죽었냐하는 것에는 엄청난 갭이 있다. 사실은 다시 어려운 문제가 되지만, 살아있는 상태를 가능케 하는 조건이 깨지면 엄청나게 다운돼버린다. 죽어있는 상태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올라가기에는, 소위 부활이라고도 하지만 엄청난 갭이 있어서 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죽어있는 데서 살아있는 데로 부활하는 게 아니라, 내가 여기 살아있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태어났어야 한다. 거기서부터 지금까지 연속이다. 한번도 죽었으면 안된다. 또한 내가 태어날 당시에 부모가 살아있었어야 한다. 40억 년 전의 ‘최초의 자체촉매적 국소질서’가 살아있었어야 한다.

거기서부터 지금까지 연결이 돼야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이다. 일단 내가 시체가 되면, 이번에는 이게 40억 년 전으로 돌아가서 움직이다가 다시 내 몸까지 이어져올 수 있다면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시체에서는 40억 년 이전의 생명이 나올 수는 없다.

그만큼 지금 현재 살아있다는 조건 하나 유지한다는 것은 그런 엄청난 배경 속에서 전체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지, 여기서 점프해서 어디로 죽은 데서 살은 쪽으로 갈 수는 없다. 지금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굉장히 높은 단계의 어떤 자유에너지의 준안정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것은 처음부터 굉장히 오랜 역사 동안 자유에너지를 공급받으면서 이어져왔지, 어느 순간에 자유에너지 수준이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죽었다살았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부활’은 어떻게 가능하냐? 혹시 가능하려면 40억 년 지나고 보자. 40억 년 우주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면 혹시 내 몸이 그때 가서 어떤 살아있는 것으로 갈 지 모른다라고 억지 얘기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곧 생명 얘기를 해야하는데 저절로 얘기가 그쪽으로 가게 된 셈이 됐다.

(대담영상 6-4 끝)

녹취: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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