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불확실한 미래 포럼” – 포스트카본 연구소

제 1회 “불확실한 미래 포럼”을 소개한다. 이 포럼은 포스트카본 연구소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온라인 행사 중의 하나이다. 국제회의나 컨퍼런스가 열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느라 탄소를 배출하는데, 포스트카본 연구소는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이용한 실시간 컨퍼런스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포럼”은 일종의 칼럼 포럼으로, 2019년 7월 15일 ~ 26일에 걸쳐 하루에 하나의 칼럼을 공유하고(금요일에는 총평)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번 포럼에서 다루는 주제는 기후변화, 기후위기와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어왔던 내용은 아니다. 기후위기가 일어나고 있나, 얼마나 심한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여야하나 등 사태 파악과 대책이 우리가 주로 다루어온 주제라면, 여기서는한 개인과 공동체의 일상 수준으로 내려가 이야기를 한다.

현대의 개인들은 수많은 환경문제들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이를 이해해야하고, 해결하기 위해 대응하고, 매일 애를 쓰는 삶을 지속해가는 과정에서 심적 부담과 절망감에 시달리고 의지를 잃고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이 포럼은 현대의 개인이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마음과 정신을 추스리고 힘을 얻고 잘 대응해나갈 것인가를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emotional resilience’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조금 추상적인 면은 없지 않지만 매우 현실적인 논의라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등의 문제를 개인과 일상의 수준에서 그리고 사적인 감정의 수준까지 다루고 있는 선지적인 새로운 시도이다.

포럼 첫 주 칼럼 :

제1회 “불확실한 미래 포럼” : 다르 자마일, 메간 칼만, 테일러 브로어비, 위노나 라듀크(왼쪽부터)


*다음 글은 포럼의 첫 주 마지막 날인 7월 19일에 소개된 총평 칼럼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붕괴에 대한 대응 : 불확실한 미래 포럼 첫 주 정리”
대니얼 러치 (Daniel Lerch. 포스트카본 연구소의 교육&출판 디렉터)

제 1회 “불확실한 미래 포럼”의 주제는 < 붕괴가 임박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이다.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나없나와 무관하게, 현대 인간 사회의 어떤 부분은 필연적으로 붕괴할 것이며 그 시기가 임박해 있다.

해수면 상승과 경제사회적 위기들, 에너지 전환 등 여러 상황들을 보면 녹색의 새롭고 밝은 미래로 연착륙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가공할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현실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그리고 대화)할 수 있을까. 가정에서 공동체에서 그리고 각자의 나라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매시간 수많은 비극적인 뉴스들이 들려온다. 항상 비상사태로 있어야할 것만 같다. 모든 면에서 모든 수준에서 지금 당장 행동해야한다: 재활용 재순환하고, 지역에서 사고, 정치인을 압박하고, 비행기 타지 말고, 마을 농장을 꾸리고, 아이는 갖지 말고, 선거에 나가고, 아마존을 구하고, 파시즘의 싹을 잘라내고, 더 나아가 세계 경제를 재조직하고 수 천 년 동안 파괴해온 식물, 동물과 사람들을 재생시키고…

문제를 알면 알수록 더 많은 일을 해야할 것 같다. 불행하게도 문제의 규모가 커질수록 한 개인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적어진다. 페이스북, 트위터같은 소셜미디어를 하면서 지쳐가는 이유다. 하면 할수록 문제를 점점 더 많이 알게 되고 결국은 손을 들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피할 수는 없다. 현재의 위기는 무시무시한 전지구적인 시스템이며 아마도 붕괴 초기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지구적인 시스템이란 정확히 말해서, 인류 문명, 그리고 그 문명과 생명권(biosphere)의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우리는 모두 이 시스템 안에 있다. 그 시스템에 의존해서, 시스템으로 부터 얻어내고, 영향을 미치고, 파괴를 하고, 우리가 만들어낸 손상과 피해를 낱낱이 밝히기도 한다.

우리를 먹여살리는 이 시스템을 보고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야한다.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이번 “불확실한 미래 포럼”의 네 명 저자들은 각자의 결론을 이 부분에 집중하여 내렸다: 개인과 공동체 규모에서 기여하고 일하기.

  • 다르 자마일(Dahr Jamail)의 “Dancing with Grief”로 이번 포럼의 시작을 열었다. 이라크전쟁 종전기자로 일한 후(지금은 기후위기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겪었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스스로에게 슬퍼할 여유 그리고 다시 사회로 연결될 수 있는 여유를 줌으로써 극복해나갔다. 우리는 다르의 에세이를 제일 먼저 실었다. 왜냐하면 어떤 활동도 채워넣을 수 있는 여유가 없다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개인적인 위기를 통해 나는 내 고통을 다루는 방법을 억지로 배울 수 밖에 없었다. 고통은 표현되어 드러내놓지 않으면 영원한 트라우마의 기반이 되어버린다. 표현되지 못한 고통과 슬픔이 말 그대로 나를 죽이고 있었다.나는 공동체를 찾는 방법을 배웠다. 깊은 고통과 슬픔, 분노, 무감각, 절망, 그리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들을 내가 처리할 수 있게 그 일을 함께 해줄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배워나갔다. 몇 년이 지나자 훨씬 잘 하게 되었고, 친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표현해낼 수 있었다. 내 경우에 중요했던 점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이었다. 집 근처에 있는 산과 숲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 다르 자마일
  • 화요일에는 메간 칼만(Meghan Kallman)의 “Turning Toward Each Other”을 통해 ‘모리스 댄싱’(Morris dancing’이야기를 소개했다. 모리스 댄싱은 이교적인 전통에 뿌리를 둔 고대 영국 춤이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남자들 대다수가 전쟁터에 나가있었기 때문에 마을 댄스 축제에서 남성 역할을 여성들이 맡게 됐고 그 전통이 이어져내려오게 됐다는 이야기다. 

    “남녀 역할을 바꾸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다 당시 여성 댄서들은 그 상황을 이해했다 : 상황에 맞추어 적응하든가(새로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 아니면 공동체가 소중히 여기던 어떤 것을 영원히 상실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즉, 여성들끼리 춤을 추든가 아니면 아무도 춤을 추지 않든가, 아마도 다시는.” – 메간 칼만

    메간은 이 사례를 가져와서, 우리 현대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협력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강력한 통찰로 보여준다.

    “인류는 말그대로 함께 살게 되어있다. 인류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는 존속시켜야할 가치가 있다. 우리 그러한 관계가 우리 모두를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 메간 칼만
  • 수요일에는 테일러 브로어비(Taylor Brorby)의 칼럼 “The Disabled Planet”이었다. 이 글에서 그는 자신의 지병인 당뇨병과, 화석연료가 만들어낸 시스템 붕괴에 대해 우리가 질책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한다. 그가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우리가 지구를 병들게 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병폐를 보이지 않게 숨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브로어비는 판에 박힌 듯한 우리의 개인주의에 의문을 제기하고, 좀 더 겸손해져야한다고 얘기한다.

    “인간이라는 한 종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다면 우리가 세계를 얼마나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감정에 다시 원기를 넣어줄 수 있는 방법을 배워서 기후문제로 인한 고통과 슬픔에 대비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안 보이는 것들을 보이게 만들어서 우리의 관점을 바꿀 수 있을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지구를 손상시키고 있는지(경제학 논리에 따라 지구를 소모해가면서)를 알아내는 일이기도 하다.” – 테일러 브로어비
  • 목요일에는 마지막으로, 위노나 라듀크(Winona Laduke)가 쓴 “The Seventh Fire”로 토착 공동체 이야기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들에게는 붕괴 경험이 있으며, 공동체의 노력이 있어야만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우리 민족을 기억한다. 우리는 아메리카가 위대했던 시기를 알고 있다. 버팔로 5천만 마리, 하늘을 검게 뒤덮던 나그네비둘기, 그리고 맑은 물.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물. 숲들, 나무들, 강들 그리고 성스러운 장소들을 기억한다.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외상후스트레스 수준이 아니라 엄청난 쇼크를 받는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멈추지 않고 계속 된다. 우리는 그것을 모두 안고 산다. 우리는 역사적, 생태적 기억상실증을 겪는다.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일가친척들 그리고 조물주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애쓴다. 우리의 일가친척들은 발을 가지고 있고 뿌리, 발굽, 지느러미, 날개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우리 씨족이고, 우리의 의식과 교훈과 씨앗에도 들어있다.” – 위노나 라듀크

“붕괴가 임박해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이번 포럼에 참여한 네 사람은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라. 공동체 안에 있어라. 자신을 스스로 돌봐라.”

7월 22일부터 새로운 에세이로 포럼이 계속 된다. 새로운 에세이의 내용은 개인적인 경험, 가족과의 기억, 현재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북돋울 수 있는 방법들을 다룬다.

*관련 사이트
포스트카본 연구소 https://www.postcarbon.org
제1회 “불확실한 미래 포럼” https://www.resilience.org/uncertain-future-forum/


2019년 7월 22일
황승미(녹색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