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뉴스] 코로나19로 개선된 대기질,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 코펜하겐, 로스엔젤레스, 멕시코시티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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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ky thinking: how cities can keep air clean after coronavirus.” The Guardian. 2020. 6. 7. Jonathan Watts. 


코펜하겐

[그림 1] 코펜하겐 시는 세계에서 가장 야심차게 탄소 감축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사진: Alexander Spatari/Getty Images. 출처: 가디언)

코펜하겐은 202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은 풀뿌리 시민활동, 실용주의 정부, 높은 세금.

1970년대에는 코펜하겐도 다른 유럽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를 많이 타는 문화였다. 그런데 당시 시민 10만 명 이상이 시청 광장에 모여 차없는 거리를 요구했다. 그후 코펜하겐 시는 지속적으로 주차장을 줄이고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을 넓혀 나갔다.

“코펜하겐은 걸어다니기 아주 좋습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자전거 공간보다 더 넓고, 자전거를 위한 공간이 자동차를 위한 공간보다 더 넓죠.”

– 제프 줄. 덴마크 생태위원회.

코펜하겐에는 자전거와 보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신호를 기다리면서 발을 땅에 대지 않고 다리를 쉴 수 있는 구조물이라든지, 자전거용 테이크아웃 용기가 개발된다든지, 스쿨버스대신 아이들 여섯 명을 태울 수 있는 미니버스같은 자전거를 이용해 학부모들이 교대로 통학시키기같은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 2] HC 안데르센 대로, 코펜하겐. (사진: Peter Forsberg/Alamy. 출처: 가디언)

‘2025년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코펜하겐 시는 난방 연료를 석탄에서 바이오매스, 풍력과 지열로 전환하는 방법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

새로운 지역난방 기반시설이 가동되면 각 가정의 보일러는 불필요하게 된다. 또한 주요 도시폐기물소각장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용하고 저장하는 기술도 이용할 계획이다.

남은 5년 동안 탄소제로가 가능할까하는 우려들이 제기되기도 한다. 코펜하겐 시장실의 미켈 크록스가르드 니스에 따르면, 2014-2020년 사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50% 감축됐고, 현재 계획대로 되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환을 통해 생기는 일자리는 35,000개이고, 재정은 공공재원으로 충당된다. 코펜하겐 시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율로 세금을 내고 있는데 이 돈은 대부분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시립 폐수처리장도 유지비가 많이 들지만, 이 시설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항구에서 수영할 수 있다. 다른 시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코펜하겐 시는 5년 내에 내연기관 버스들을 전기차로 바꾸고, 휘발유와 디젤 차량도 금지할 예정이다. 이 계획이 덴마크 중앙정부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 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로비를 시작해 자동차 이용을 불편하게 하는 새로운 혁신적인 교통체계안 채택하도록 운동했다.

[그림 3] 벨기에 헨트 교통수단 이용 변화. (출처: Eltis.org / “벨기에 헨트 교통계획 2030“)

자동차는 불편하게, 걷기와 자전거는 편리하게 바꾸는 도시-교통 계획

코펜하겐에서 이용한 도시계획(“the Distribution Plan”)은 벨기에 헨트(Ghent) 시에서 개발한 정책이다. 도심을 조각조각 나누어 ‘구역’을 할당하고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자동차가 곧장 갈 수 없도록 강제하는 방법이다.

교외를 거쳐서만 갈 수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거나 걷기가 도심 내에서는 더 편리하도록 만들어 자동차 이용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자동차없는구역’을 만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장 급진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오크랜드 & 로스엔젤레스

[그림 4]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시민들의 환경운동이 도시의 대기환경을 바꾼 사례이다. (사진: Melpomenem/Getty Images. 출처: 가디언)

캘리포니아 환경운동의 핵심은 시민의 역량과 주거지역 중심의 접근 방식.

풀뿌리 시민운동이 최근 캘리포니아 법안을 바꾸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시민운동은 대기질 정책의 핵심을 주민들의 역량과 주거지역에 두었다. 즉, 도시의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흑인, 아시아인과 소수 민족들(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 BAME)의 권한과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가장 오염원에 가까운 곳에 살고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캘리포니아의 대기질은 많이 개선되었다. 당시 로스엔젤레스, 오클랜드와 산 호세는 년중 200일 이상 도시를 덮는 독성 연무로 악명이 높았다. 규제를 강화하고, 휘발유 질을 개선하고, 석탄 의존도를 낮춘 덕에 이후 오염물질 농도는 많이 좋아졌고, 년중 맑은 날이 약 60일 증가했다.

[그림 5] 마가렛 고든. 저소득층 소수민족 공동체가 더 많은 대기오염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30년 동안 시민활동을 해왔다. (사진: Courtesy of WOEIP. 출처: 가디언)

마가렛 고든은 1992년,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

가장 중요한 시민운동은 웨스트 오클랜드의 마가렛 고든이 30년 동안 해온 환경보건과 사회정의 활동이다. 샌프란시스코 만에 위치한 이 곳은 고속도로 두 개 사이에 있고, 붐비는 항구와 공장들이 있으며, 석탄부두 후보지였다.

마가렛 고든은 1992년,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함을 깨달았다. 당시 고든은 지역학교에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여기서 천식환자들이 사용하는 산소흡입기로 가득한 상자를 처음 보았다. 산소흡입기에는 각기 다른 아이들의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고든은 그때부터 지역 미팅에 나가 동네의 환경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고든 자신도 천식을 앓고 있다.

고든은 항구로 가는 트럭이 몇 대나 되는지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이후에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방법을 훈련받고 펀딩도 받았다. PM2.5 미세먼지는 혈관까지 들어가 호흡기에 질병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든의 집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도 건강에 좋지 않은 정도로 높았다.

웨스트 오클랜드 환경지표 프로젝트’

고든은 ‘웨스트 오클랜드 환경지표 프로젝트’(the West Oakland Environmental Indicators Project)를 만들고 과학자들과 협력해, 소득이 낮은 소수민족 공동체들은 대기오염의 피해를 더 많이 입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모았다.

캘리포니아 대기질위원회는 항구 관계자들에게 대기질 개선 조치를 명령했고, 트럭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으며 항구 시설물들도 화석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계획되었던 석탄부두도 취소되었고, 대기오염 수준은 2008년에 비해 75% 낮아졌다.

“흑인들의 집 창턱에 쌓이는 먼지가 검정색에서 회색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여전히 문제가 심각한 구역들이 있습니다.”

– 마가렛 고든

고든의 가장 큰 업적은 2017년 주법률(AB617)의 초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대기오염물질 감축 계획의 핵심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공동체를 두고 있다.

대기환경 시민활동가들이 지적하는 사실은, 부자 백인 동네를 저탄소로 만들기 위해 더 가난한 흑인, 라틴계 거주지역으로 오염 부담을 떠넘긴다는 사실이다. 오클랜드 남-북 고속도로 중에 부자 동네로 들어가는 도로만 트럭 진입이 금지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멕시코시티

[그림 6]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파르도 멕시코시티 시장은 세계에서 환경문제를 가장 잘 아는 시장일 것이다. (사진: Israel Gutierrex/Alamy. 출처: 가디언)

1992년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멕시코시티.

중앙아메리카의 거대도시 멕시코시티는 1992년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로 불렸다. 이후 인구가 5백만 명이나 더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질 개선 노력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파르도 멕시코시티 시장은 아마 세계에서 환경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시장일 것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에너지 과학자로 IPCC에서 활동한 공로로 앨 고어 전 미국부통령, IPCC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시장이 되기 전에는 시의 환경부를 지휘했는데, 당시 지정된 차선으로 다니는 메트로버스 도입을 감독했다.

지금은 이보다 높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작년 그는 ‘6년 환경계획’을 발표했다. 대기오염을 30% 감소하고, 이를 위해 지하철을 현대화하고 나무 1,500만 그루를 심는 캠페인에 400억 페소(약 2조 1,500억 원) 예산을 배정했다.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은 이미 금지되었으며, 빨대와 컵과 풍선 등 기타 일회용 플라스틱 물품들도 점차 사용 금지될 예정이다.

멕시코시티의 가장 큰 과제는 교통 부문이다.

멕시코시티의 가장 큰 과제는 교통 부문이다. 멕시코시티는 차량5부제(Hoy no Circular system. “Today (your car) does not circulate”이라는 뜻)를 시행하여 도로 위 차량 대수를 줄이고자 했다.

그러나 부자들은 차를 여러 대 사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 결과, 2006-2016년 사이 도로 위 차량 대수는 2배로 늘었다. 자동차는 도시 대기오염물질의 70%, 질소산화물의 거의 전부를 내뿜는 오염원이다.

이전 정부는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 기준을 강화하고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도심내 차량 진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쳤다. 여전히 스모그가 심각한데, 특히 산불이 발생하는 시기에 더 악화된다.

작년에도 대기오염이 심각해져 일시적으로 학교를 닫아야 했고, 차량 수 만 대 통행을 금지하고 프로 축구 경기도 취소시켰다. 장기적으로는 좋아지고 있다. 갈 길은 멀지만 1988년이후 대기 중 오존 농도는 46% 감소했고, PM10 농도는 74% 감소했다.

[그림 7] 멕시코시티의 공공자전거 ‘에코비시’ (출처: Centrourbano)

‘녹색 길’같은 겉치레 정책이 아니라, 공공자전거 시스템같은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

세인바움 시장은 대기질 개선을 더 추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신규 차량의 배출 기준을 더 높이고, 하이브리드와 전기 차량 사용을 촉진하고, 지하철과 청정버스와 경량 철도와 케이블카에 더 투자해서, 시민들이 더이상 불결하고 초만원인 미니밴 차량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중요한 것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는 것이라고 시민단체들은 말한다. 보조금이 없어지면 에코비시(EcoBici)같은 자전거 시스템이 활성화 되고, ‘녹색 길’(Via Verde)같은 겉치레는 필연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림 8] 멕시코시티의 ‘녹색 길'(Via Verde). 실효성 있는 대기질 개선 정책을 시행하면 ‘녹색 길’같은 겉치레 정책은 사라질 것이다. (출처: 가디언. 2018.)

멕시코시티는 대기질 개선에 대성공한 사례다. 멕시코시티는 통합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으며, 수명과 삶의 질에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기질 개선에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오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대기질이 많이 좋아졌는데, 그 원인은 슬프고 옳지 않은 일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에도 동일한 대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실현가능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

요약, 정리: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2020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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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sky thinking: how cities can keep air clean after coronavirus.” The Guardian. 2020. 6. 7. Jonathan Wat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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