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후 모델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능력은 더 크다


[그림 1]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80만 년 전~현재. (출처: NOAA)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이다. 이산화탄소는 인간 활동에 의한 배출량이 많기도 하지만 주로 화석연료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배출원 파악과 배출량 제어가 용이하기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에서 중요한 감축 대상이 된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로 증가할 때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정도를 온난화 능력을 평가하는 지수로 삼는데 이를 ‘평형 기후민감도’(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라고 한다. 산업화 이전(약 1750년 전후) 280ppm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560ppm)가 될 때 지구 표면의 평균기온이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인가를 예측 모델을 이용하여 평형 기후민감도를 계산한다.

지난 1만 년 동안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 수준에서 유지되어 왔다.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기름과 가스 그리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그 안에 포함되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으로 대량 배출되었고, 이제 그 농도는 415ppm을 넘나들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인간의 활동에 의해 대기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410억 톤이며, 매 시간 단위로는 5백만 톤을 배출한 셈이 된다.

[그림 2]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2019년 1월~2020년 1월. (2019년 1월 29일 414.01 ppm.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 기준) (출처: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2014년에 발간한 『IPCC 제5차 평가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평형 기후민감도는 “1.5°C~4.5°C 범위일 가능성이 높고, 1°C 미만일 가능성은 대단히 낮으며, 6°C 이상일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p.63). 2018년의 파리 기후협정에서 합의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치와 달성 시기, 대응 방안들도 위 보고서의 평가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평형 기후민감도 값이 더 크다는 주장들이 있다. 2014년 이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평형 기후민감도를 계산하는 모델링 기법은 계속 발전되어 새로운 값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능력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와 캐나다의 각국 정부가 지원하는 다수 연구팀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표면 평균기온 상승 정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3°C (±1.5°C, 즉 1.5°C~4.5°C) 정도가 아니라 5~6°C 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프랑스, 미국 환경부와 영국 기상청 그리고 캐나다 연구팀이 최신의 모델을 이용해 도출한 평형 기후민감도 결과치는 각각 4.9°C, 5.3°C, 5.5°C 그리고 5.6°C이다(M. D. Zelinka, 기상학.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

[그림 2]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CFC 등 온실가스의 온난화 기여도 비교. (출처: NOAA)


평형 기후민감도를 예측하는 모델에서 그 값을 정확하게 계산해내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인 중 하나는 구름 안에서 일어나는 효과이다. “더 온난해진 기후에서 구름이 어떻게 형성되고, 온실기체들의 반응을 완화시키거나 강화하는 효과들이 어떻게 발휘되는가 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요한 요소이다”(Joeri Orgelj. IPCC 지구탄소수지 분야 책임저자). 새로운 지구기후모델들(Global Climate Models)은 그동안 모호했던 구름 안에서 일어나는 역학관계를 더 잘 반영하여 이산화탄소의 온난화 영향을 계산한다.

2020년 1월 26일부터 2월 1일까지 IPCC의 제 6차 평가보고서를 작성을 위한 실무그룹 II의 회의가 포르투갈 파로(Faro)에서 열린다. 60개국에서 온 260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후변화에 관한 최신의 과학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산화탄소의 평형 기후민감도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의의 결과는 2020년 8월에 공개될 6차 평가보고서를 위한 2차 초안을 준비하는 데 사용된다.  제 6차 종합보고서는 실무그룹 I, II, III의 6차 평가보고서와 특별보고서의 핵심내용을 통합하여 2022년에 완성될 예정이다.

평형 기후민감도에 대한 새로운 연구들의 결과가 정확하고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된다면 2018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제시하는 목표치는 수정되어 할 것이다. 파리 기후협정에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훨씬 아래로 그리고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하며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5% 이하로 줄일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참고한 기사와 관련 자료


글: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2020년 1월 31일.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