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불에 대한 IUFRO 특별보고서 – 일부 요약

국제산림연구기관연합(IUFRO)과 세계은행 산림프로그램(PROFOR)은 2018년 7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후변화와 불에 대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하고 그해 말 특별보고서(No.32)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의 내용 중 기후변화와 불의 연관성 및 과학적 총의를 다룬 부분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
보고서 원문 보기)


[그림 1] “온난화와와 전세계 불 관리라는 난제: 불과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전문가 워크숍 요약보고서”. 2018. IUFRO & PROFOR.

“불”의 정의

사회문화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용어로 불을 표현하고 있다: landscape fire, wildfire, woodland fire, bushfire, veld fire, rural fire, vegetation fire.

유럽산불정보시스템(the European Forest Fire Information System, EFFIS)에서는 “산불”(forest fire)를 사용한다. 그러나 산이나 숲이 아닌 곳에서도 불이 일어나고 있어서 들불(wildfire)도 사용되고 있다.

“들불”은 국제들불정보시스템(the Global Wildfire Information System, GWIS)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전지구를 대상으로 불의 발생과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법규에서는 불을 “목재, 덤불, 풀, 곡물 등 타는 식생을 부분적으로든 전체적으로든 태우는 제어되지 않은 모든 종류의 불”로 규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불” 혹은 “들불”(wildfire)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제어되거나 제어되지 않는 식생을 태우는 다양한 불. 그 범위는 경관규모(landscape-scale)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이며, 대상은 농지와 초지, 관목, 이탄지대 그리고 삼림 등이다.
(1.2절. pp.13-14)

[그림 2] 지역 유형별, 화재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된 양). 기여도: 사바나-65%, 아한대 삼림-8%, 온대림-2%, 열대림-15%, 열대 이탄지대-4%, 농업쓰레기 태우기-6%. (출처: GFEDIUFRO 2018:31)

들불과 기후의 연관성

한 장소에서 불이 발생하는 데 필요한 요건은 마른 연료, 산소, 발화 등이다. 습도와 대기압이 낮고 온도는 높고 바람이 많이 불면 연료가 더 잘 건조되고 그래서 불이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지역적인 규모에서는 어떤 식생이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 어떤 지형인지, 기후와 날씨, 거주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들불의 발생과 양상이 달라진다. 탈만한 연료의 양, 유형, 연료들이 얼마나 서로 가까이 있는지도 영향이 있으며, 연료의 구조와 수분 함유량은 화재 발생과 확산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연료가 가지고 있는 수분 함유량은 연소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수분 함유량은 날씨에 따라 달라지며, 날씨와 기후는 식생의 유형과 양을 결정한다.

기온, 강수량, 풍속, 대기중 습도 또한 지역적인 규모에서 발화를 결정하는 날씨와 연관된 요인들이다. 나무들이 숲을 덮고 있어야 수분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 식생들은 수분을 더 빨리 잃어버리고 들불에 더 취약해진다.

기상 조건에 따라 번개가 불을 일으킬 수 있다. 지역적인 규모에서 한두 달 후의 들불 예측은 날씨를 통해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다. 풍속도 화재에 영향을 미치는 제 1 기상 요인이기는 하지만, 연간 들불 발생 전체에 대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기온이다.
(3.1절. p.27)

[그림 3] 오스트레일리아 들불 발생 빈도 비교, 2002~2020. 지역별 연도별 발생 빈도에 차이가 있다. (출처: GFED)

들불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과학적 총의

화재 양태는 갑자기 변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불이 발생했거나, 새로운 연료가 생겼거나, 특정한 식생을 먹는 초식동물이 도입되었거나 기후변화가 일어났거나 하는 경우에 들불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일어날 수 있다.

들불 시즌이 더 길어지거나 그 정도가 극심해지면 지역의 식생이 바뀌어버릴 수 있다. 불이 끝난 후 복원이 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들불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씨앗이 모두 사라져버릴 수가 있다. 다음 들불이 발생하기 전에 씨앗을 품지 못하면 그렇게 된다. 기후가 바뀌어도 적응을 잘 못해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어서 결국 그 지역에서 멸종될 수 있다.

전지구적으로 더 극심한 가뭄, 더 건조해지는 기후가 예측되고 있다. 한동안 들불은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식생들이 복원되지 못하고, 생태계들이 분기점을 넘어서 다른 종들로 바뀌고, 사막화가 되기 전까지는.

[그림 4] 오스트레일리아 평균기온 변화. 비교하는 데 사용한 평균값은 1961~1990년 기온을 사용. 그림 3의 들불 발생 빈도와 비교해보자. (출처: BBC)

기온과 지역 규모의 불 패턴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기온이 높아지면 증발산량이 늘어난다. 기온이 높아지면 대기가 수분을 머금는 능력이 빠르게 증가하여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고 임상(산림 지표면 상의 흙과 유기적인 퇴적물이 형성하는 층)을 감소시키고 죽은 식생들의 수분 함유량을 낮춘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이러한 상황은 계속된다.

둘째, 기온이 높아지면 번개가 더 많이 발생한다. 번개는 들불을 일으킨다. 

셋째, 기온이 높아지면 들불 시즌이 더 길어진다.

극심한 불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기상학적인 관점으로 볼 때, 불은 더 많이 발생할 것이고, 들불 시즌은 더 길어질 것이고, 불의 강도는 더 강해질 것이고, 화재로 인한 오염물질 배출량은 늘어날 것이고 더 많은 지역이 불에 탈 것이다. 더 강해진 불에 대응하기 위한 불 관리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3.2절. p.27)


보고서 원문보기: <Global fire challenges in a warming world – Summary note of a Global Expert Workshop on Fire and Climate Change> 2018. 12월 발간. IUFRO 특별보고서 32.

번역, 발췌 요약: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2020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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