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문명이야기 – 기후는 인류 역사의 토대이다


[그림 1] 침보라소 산의 생태지도. “Tableau Physique”. 알렉산더 폰 훔볼트. 1807. (출처 : Sciencemag)
더 높은 해상도의 그림
Geographie der Pflanzen in den Tropen-Ländern ((5,335 × 4,337 pixels, file size: 9.95 MB) [Wikemedia Commons]
Tableau physique des Andes (JPEG, 300dpi, 7721 × 5003 Pixel, 6,8 MB) [avhumboldt.de]


에콰도르의 침보라소 산(Chimborazo, 해발 6263m)은 지구중심으로부터 보면 가장 높은 산이다. 지구의 반지름은 적도지역이 극지역보다 21킬로미터 더 길고, 침보라소는 남위 1도 28분에 에베레스트산(해발 8848m)는 북위 28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독일의 지리학자 훔볼트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침보라소 산 정상을 향해 오르던 1802년 6월 23일, 탐사팀 구성원들은 고산병과 동상 그리고 악천후와 험난한 지형으로 정상을 400여 미터 남겨두고 돌아서야했다.

그후 훔볼트는 위치별 고도별 생태를 조사한 결과를 아름다운 그림으로 만들었는데, 이는 생태학 역사상 “상징적인 이정표”로 표현되고 있다. 당시로서는 고도에 따른 생태적 구별에 대해 인식이 거의 없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식생지리학>(the Geography of Plants)에서 훔볼트는 “해발 0도부터 만년설까지 있는 가파른 경사의 높은 산에는 다양한 기후가 연달아 혹은 겹쳐서 나타난다”고 쓰고 있다. 실제로 열대지역에 위치한 높은 산은 한정된 지역에 매우 다양한 기후를 드러내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연구할 때 도움이 된다.

침보라소산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 생태적 특성이 변화하고 있으며, 1802년 당시 훔볼트가 조사한 결과와 비교되면서 기후변화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훔볼트가 침보라소를 방문한 1802년에는 작물을 키울 수 있는 한계선이 3600미터였지만 지금은 수백 미터 더 위까지도 작물이 자랄 수 있는 온화한 기후로 바뀌었다. 4000미터 이상에서도 서리가 내리는 날이 드물어지면서 감자를 비롯한 여러 작물까지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기후는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과정들과 함께 인류 역사의 중요한 토대로 작동한다. 대륙의 모양과 분포, 바다의 면적, 지구의 공전궤도(밀란코비치 주기), 지구상의 생물학적 특성 등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몇 천 년에서 몇 십 만 년에 이르는 장기적인 기후 변화를 결정하는 요인들이다.

훔볼트가 남아메리카 지역의 열대우림을 탐사하던 때는 불과 200여 년 전이고, 그동안 기후는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훔볼트는 이미 당시에 인간에 의해 기후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무, 토양, 기후, 생물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자연을 파괴하면 생태계와 기후 모두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그는 경고했다.

“인간에게는 ‘자연의 법칙’을 밝혀내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 자연에 파국적인 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알렉산더 폰 훔볼트 

참고자료


“그림으로 읽는 문명이야기”에서는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와 녹색문명을 고민해봅니다. 클라이브 폰팅의 <녹색세계사>를 읽어가면서, 현재의 환경문제와 기후위기 상황 그리고 석유에 기반한 현대도시문명을 다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그림으로 읽는 문명 이야기’는 매주 수요일 업로드됩니다.

황승미 (녹색아카데미). 2019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