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 책+세미나]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 패자부활전 (3) 1장.앎이란 무엇인가? (1.3절, 1.4절)
모임 정리
양자역학
작성자
neomay33
작성일
2023-05-29 16:24
조회
2068
책 :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장회익. 2022. 한울아카데미.
세미나 : 4회, 5회 (2023. 2/6, 2/13)
범위 : "제1장. 앎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1.3절, 1.4절 (pp.40-58)
제1장. 앎이란 무엇인가? : 목차
1.1 아인슈타인이 본 앎과 실재
1.2 앎에 대한 메타적 고찰
- 주체가 지닌 조직의 구성과 기능
- 의식적 앎과 비의식적 앎
- 앎의 대상과 서술: 예측적 앎의 성격
1.3 보편이론으로서의 동역학
- 일반적 개념들의 창출
- 인식론적 요구
- 상태변화의 법칙
- 동역학적 서술의 메타적 구조
1.4 동아시아 성리학이 본 예측적 앎
이 글은 책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장회익. 2022. 한울아카데미)와 강독 세미나의 내용 중 장회익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신 부분을 중심으로 함께 정리한 것입니다.
강독 세미나를 시작한지 5개월 정도 됐는데요.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심기일전한다는 생각으로 1장부터 현재 진도(5장)까지 정리하고 있습니다. 책 읽으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많이 봐주시고요. 우리 함께 부활해보아요~
아래 글에서
- 검정색글씨는 책에서 발췌,
- 보라색 글씨는 세미나에서 장회익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을 녹취해 요약한 것입니다.
[그림 1] 우리의 질문에는 관념의 틀이 이미 전제되어 있다.
제1장. 앎이란 무엇인가?
1.3. 보편이론으로서의 동역학
pp.40-52.
보편적 앎
- 앎이 지향하는 중요한 한 가지 특성은 그 적용 대상을 넓히는 것, 즉 보편적 앎에 이르는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앎은 그 구체성이 떨어지는데, 이 문제는 보편적 앎 위에 구체적 여건을 첨부함으로써 구체적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보편적 앎과 거기서 도출되어 나오는 다양한 앎들로 이루어진 통합적 체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것이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
보편적 형태의 예측적 앎을 찾는 방법
- 모든 물질적 대상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 특성을 찾는다.
- 이러한 특성을 지닌 대상이 가지게 될 가능한 상태들을 규정한다.
- 이렇게 설정된 대상에 적용될 상태변화의 법칙을 찾는다.
=> 이것이 실제로 근대 과학이 보편적 앎을 추구해온 방식.
==> 이를 일러 동역학 이론(dynamical theory) 혹은 간단히 동역학(dynamics)이라 한다.
===> 17세기에 만들어진 고전역학과 20세기에 만들어진 양자역학이 동역학의 전형적인 사례.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을, 아인슈타인의 비판적 성찰에 비추어 살펴보자.
=> 즉 (1)일반적 개념들의 창출(존재론), (2)이들 개념 사이의 관계(정식화), (3)개념들과 감각경험 사이를 잇는 특정의 관계(인식론적 요구)가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라는 이론 안에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
*아인슈타인의 비판적 성찰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책 1.1절 & 게시판에서 "패자부활전 (2)" 참조.
예측적 앎? 법칙적 앎? (세미나 4회. 2023. 2. 6.)
- 법칙적 앎이라 함은, 하나의 시간 시점과 다른 시간 시점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경우 그것을 법칙화하는 앎이다. 예측을 한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 시점과 다른 시점의 상황이 서로 어떤 합법칙적인 연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예측적 앎은 성격상 적어도 시간적인 연계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에 얘기할 수 있다.
- 물리학에서는 이것을 동역학이라고 말한다. 시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여기서는 범위를 좁혀서 동역학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 일반적 개념들의 창출 (존재론)
일반적 개념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 "모든 대상이 두루 지니고 있는 보편적 특성과 이를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보편적 존재물"에 해당하는 적절한 개념(일반적 개념)을 마련하려면,
- 가능한 모든 물적 대상이 공통으로 지니는 특성을 찾아야. : 예> 질량(mass)
- 보편적 특성인 특정 질량을 지니는 보편적 대상으로 한 입자 개념을 상정할 수 있다. ==> 이 대상의 "특성"은 질량 m.
- 대상의 상태
- 어디에 있나(위치) ==> '위치 공간'(위치 값들이 놓이게 될 공간)
- 어떻게 움직이나(운동량) ==> '운동량 공간'(운동량 값들이 놓이게 될 공간)===> 정량적 서술을 위해 '위치 공간', '운동량 공간' 개념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특성, 상태 개념 (세미나 4회. 2023. 2. 6)
- 여기서 특성과 상태는 아주 핵심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물리학에서 이 개념을 쓰고 있으면서도 이것을 '일반적 개념'으로 얘기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 물리학에서는 보통 해밀토니안, 라그랑지안 같은 특수한 개념을 쓴다. 이런 개념은 대상의 특성에 해당하는데, 그런 것들(해밀토니안 $H$, 라그랑지안$L$ 등. 책 p.91 참조) 전체를 성격 지우는 보편적 개념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널리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해밀토니안 같은 보통 사람은 알아듣기도 어려운 용어를 쓸 게 아니라 보편적 개념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래서 메타과학적인 관점에서 물리학을 취급하면서 '특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상태'라는 말도 물리학에서 쓰고 있기는 한데 상당히 헷갈리게 쓰고 있다.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데 아주 핵심적인 것이 '상태' 개념이다. 『양자역학의 원리』라는 중요한 책을 쓴 디랙(Paul Dirac. 1902-1984) 조차도 교과서에 '상태' 개념을 상당히 헷갈리게 쓰고 있다.
- 물리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메타적 개념을 생각하는 데 대단히 부족하다. 메타적 고찰은 하지 않은 채로, 아주 구체적인 답을 내는 일에 매몰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물리학이 어렵다고 본다. '특성'에 대한 얘기도 없이 바로 라그랑지안이 어떻다 하고 들어가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 그래서 보통 사람들이 물리학에 접근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언어가 없기 때문이다. 특성, 상태... 이게 보통 우리가 일반 언어에서 다 쓰는 것이다. 말하자면 주어가 가지고 있는 내용이 특성이고, 술어가 가지고 있는 내용은 그 주어(특성)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다른 상황 중에 어느 것이다 하고 지정해주는 것이다.
퍼텐셜에너지, 상태함수는 특성인가, 상태인가? (세미나 4회. 2023. 2. 6)
- 뒤로 가면(2장 이후. p.91, 125 ...) 더 명확해지는데, 물리학자로서 제일 알아듣기 쉽게 얘기하자면 해밀토니안에 속하는 것이 특성, 상태함수는 상태이다.
- 단순화시키기 위해서 여기서는 질량으로만 우선 얘기한 것이다. 질량을 조금 더 확대시키면, 위치에 따라서 질량이 달라지는 상황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그러면 그 속에 이미 포텐셜 에너지가 들어가게 되어 있다. 퍼텐셜 에너지를 질량 속에 집어넣을 수가 있다.
- 여기서는 우선 가장 단순, 보편, 대표적인 것으로 질량을 얘기했고, (2장 이후) 뒤로 가면 그 질량에 어떻게 더 넓은 것을 담을 수 있는지 보이고 있다. 질량의 위치에 대한 함수 성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퍼텐셜을 담을 수 있다.
? 인식론적 요구
인식론적 요구란
- 대상 서술에 필요한 일반적 개념들에 해당하는 그 무엇이 대상에 구비되어 있다 해도 인식 주체가 파악할 길이 없다면 앎으로 이어질 수 없다.
- 인식론적 요구 : 대상 서술에 필요한 "일반적 개념들"과 감각경험 사이를 잇는 특정한 관계를 부여하는 과제. 이것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대상의 특성을 파악하는 방식 : 다양, 복잡하므로 학문적 관행 혹은 상식적으로 해결.=> 대상의 상태를 판별하는 방식 : 여기서 주로 논의할 과제.
대상의 상태를 판별하는 방식
- 위치, 운동량에 해당하는 정보를 어떻게 얻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
- 대상과 주체 사이에 어떤 매개체가 있어야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예. 시각)=> 단순하고 원초적 형태의 과정을 보자. 즉, 대상과 인식주체 사이에서 대상으로부터의 물리적 정보를 최초로 접하게 되는 소재는 무엇일까? 그 소재의 이전과 이후의 과정을 구분해보자.==> 대상과 인식주체를 잇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그 소재 위에 나타나는 물리적 흔적. 인식주체는 이 흔적에 의존하여 대상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 이 소재가 바로 변별체 (변별체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
대상의 상태를 판별하는 방식의 사례 : 대상의 위치를 관측하는 경우
- 위치를 관측한다는 것의 의미 : 공간상의 어느 위치에 변별체를 설치한 후 이것이 대상과 마주쳤는지 아닌지를 판별하여 그 대상의 위치에 대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 변별체와 대상이 마주치면 '예'(사건), 마주치지 않으면 '아니오'(빈-사건).
- 사건이란 :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물적 사실".*사건, 빈-사건 개념에 대해서는 책 p.45 참조.
- 대상의 상태를 '측정'한다는 것의 의미 : 인식주체가 대상의 '상태'에 대해 오로지 변별체에 발생하는 '사건'만을 통해 파악하는 것.
- 변별체 : "사건유발 능력을 지닌 존재물". 변별체는 대상과 조우해서 사건 또는 빈-사건을 유발해낸다.
변별체(discerner)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 (세미나 4회. 2023. 2. 6)
- 질문 : 측정 센서 같은 것이 변별체에 해당할 것 같은데, '변별체'라는 상당히 중립적인 단어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 센서가 대표적인 변별체다. 여기서는 예스/노를 가려주는 것으로 아주 단순화시켰기 때문에 '변별한다', '이거냐 저거냐'하는 의미로 변별체라는 개념을 쓴 것이다.
- 그런데 '센서'라고 하면 이미 빛과 같은 어떤 시그널을 받아서 빛이 난다든가 하는 이런 것을 상상하게 된다. 여기서는 더 낮은 차원에서 기본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센서' 보다는 '변별'(discern)을 썼다. 흔적을 잡아내는 게 핵심이고, 그 다음에 그 흔적을 증폭시키거나 보여주기 위해서 현미경을 대는 것 등은 모두 부수적인 것이다.
변별체에 대하여 (세미나 4회. 2023. 2. 6)
- 질문 : 변별체는 원론적으로 대상이 될 수 없나? 변별체는 동역학 이론에서 일반적인 물적 대상과는 다른 매우 특별한 지위를 갖는 존재물인가?
- 그렇다. 보통, 변별체와 묶어서 대상을 생각하려고 한다. 물론 변별체도 대상이 될 수는 있다. 변별체를 구성하는 어떤 물체가 있다면 그 물체를 대상화해서 그것을 역학 모드로 살필 수 있다.
- 그러나 (조작적) 정의상 변별체는 역학 모드와 서술 모드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학 모드만 가지고 변별체를 얘기할 수 없다. 여기서 '흔적'이라고 하는 것부터가 서술 모드의 출발점이다.
- 변별체는 우리가 의식을 한다든가, 주체와 대상이 연결한다든가 할 때 꼭 필요한 접촉점인데, 그것을 이전의 물리학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실험하는 분들은 당연히 변별체에 해당하는 것을 써서 실험을 하고 있지만 그것에 '변별체' 같은 말(변별체에 상응하는 개념)을 쓰고 있지는 않다. 실험 장치 속에서 장치의 일부가 변별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 변별체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흔적)은 동역학적인 현상과는 다른 것이다. 동역학적 대상에 '흔적'이라는 것은 없다. 흔적은 서술모드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인식 주체가 뭔가를 아는 바탕적인 부분이다. 그런데 이것을 지금까지 거의 도외시한 것이다. 그래서 특히 양자역학에서 문제가 된 것이다.
- 고전역학에서도 실제로는 변별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의미 있는 앎으로서, 특히 예측적 앎에서 그 출발점은 반드시 그 어디엔가 변별체에 해당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주체는 변별체까지만 상관할 수 있다. 주체는 변별체 이하로 들어갈 수 없다. 앎의 정보는 변별체에서 출발한다.
- 대상은 변별체 아래에 있다. 대상은 변별체하고만 연관을 짓고 있다. 고전적인 존재론에서는 '변별체와 연결되는 것이 있다'(변별체에 흔적이 나타난다는 것은 곧 대상이 거기 있다) 하는 말로 그냥 끝나버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변별체에 무엇이 나타났다는 것까지이고, (거기에 추가해서) 그렇게 나타난 이유는 거기 있어서 그렇다하는 말을 별도로 집어넣어야 한다.
- 이것이 너무 당연했기 때문에 존재론적으로 의식을 안 해온 것이다. 그런데 이제 새 존재론에서는 그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그래서 변별체의 위치와 사건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 '사건'이라는 개념은 동역학의 서술 대상이 아니다. 동역학적 사건에 대한 예측은 해주지만 사건을 서술하는 것은 서술 모드에 해당한다. 물리학자들이 이 사건까지도 서술해야하는 것을 생각을 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동역학은 사건을 서술 못한다. 고전 존재론에서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대상이) 거기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하는 식으로 서술하면 그것이 바로 사건을 서술하는 것으로 등치시켰을 뿐이지,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이 점이 대단히 중요하다.
변별체를 서술하는 문제 (세미나 4회. 2023. 2. 6)
- 질문 :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상당히 불만스럽다고 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가장 괴로워했던 부분은 자와 시계에 대한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얘기를 하려면 반드시 자와 시계를 얘기해야 하는데, 그러면 자와 시계를 서술하는 이론이 또 필요하게 돼서 너무 골치아프다는 것이었다.
- 그렇다. 바로 그것이 물리학자들이 관심을 못 기울여왔던 중요한 지점이다. 변별체라고 하는 것을 그러면 어떻게 서술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우리 앎의 틀에서 보면 서술 모드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될 통과점이 변별체이기 때문에 변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 책 서두에 잠깐 언급했지만 이 존재론을 우리가 공부하게 되면 한 가지 새로운 문제가 떠오르는데, 바로 변별체의 성격을 더 깊이 고민해야 된다는 것이다. 변별체에 대해서 내가 다 연구한 게 아니다. 어떤 물체가 되어야 변별체 노릇을 하느냐 하는 이론은 아직 없다.
- 자가 어떻게 위치를 재고 시계가 어떻게 시간을 재느냐, 그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다음 단계에서 해야할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 사실 이 책에 한 챕터 정도 쓰려고 하다가 아직 설익은 것이어서 과감히 생략했다. 이 문제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아인슈타인이 자와 시계에 대해서 그런 문제를 고민했다고 했는데, 당연히 그게 핵심적인 문제이다.
? 상태변화의 법칙
동역학의 정식화
- 존재론을 마련하고 나면(위치, 운동량과 같은 일반적 개념들이 마련되고 나면) 대상의 "상태"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해나갈 것인가를 말해주는 상태변화의 법칙을 서술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작업을 통해 대상의 미래 상태를 산출, 대상이 미래에 어떤 사건을 일으킬지 예측할 수 있다.
상태변화의 법칙은 어떻게 만드나?
- 자연의 질서에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공리를 설정해 그로부터 변화의 법칙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겠지만, 그 공리는 또 어디서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 발생. 그래서 어느 단계에서 가설이 필요한데, 그러면 가설의 정당성을 보장해야하는 문제가 또 발생.
- 공리 또는 법칙의 운명
- 항상 "그 시점까지 확인 된 범위 안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가설"이라는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
- 대상의 특성과 상태를 규정하는 "일반적 개념"의 틀 위에서만 서술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일반적 개념"을 규정하는 존재론적 구도가 달라지면 "일반적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
-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경우
- 대상의 특성과 상태를 규정하는 "일반적 개념"도 다르고 상태변화의 법칙도 다르다.고전역학 ==> 뉴턴의 운동방정식양자역학 ==> 슈뢰딩거의 방정식
상태변화의 법칙으로 산출된 상태가 의미하는 것?
- 상태란? : 대상에 어떤 변별체를 조우시킬 때, 대상이 변별체에 어떤 사건을 유발할 것인가에 해당하는 앎.(상태의 조작적 정의)
- 인식주체는 대상이 임의의 시각에 가지게 될 이러한 상태를 산출해냄으로써 ==> 미래에 이 대상이 불러올 현상, 즉 지정된 변별체에 이것이 언젠가 불러일으킬 사건을 예측할 수 있다.
? 동역학적 서술의 메타적 구조
동역학적 서술 체계의 메타적 구조
- 여기서는 앎의 구성 요소를 물질세계/서술세계로 나누어 동역학적 서술 체계의 메타적 구조를 살펴본다. (앞에서는 앎의 구성 요소를 앎의 주체/대상으로 나누어 고찰했다.)
- 물질세계는 동역학의 하드웨어에, 서술세계는 동역학적 서술을 담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셈.
[그림 2] 동역학적 논의 대상이 지닌 4개의 서로 다른 층위 (책 p.50. 그림 1-1)
물질세계
- 대상계 : 대상(계)만을 중심으로 동역학적 서술 자체가 이루어진다.(그러나 동역학적 서술을 이루어내는 주체는 대상계 밖에 놓인 (인식)주체이다.)
- 인식주체 : 동역학이 작동하는 기구, 즉 동역학적 서술을 이루어내는 주체.
- 대상계의 밖에 놓여 있다.
- 인식주체는 변별체와 여타의 인식중추로 구분할 수 있다.
- 변별체 : 원초적 감지기구. 대상과 직접적인 물리적 접촉을 가진다.
- 인식중추 : 변별체와의 정보적 연결을 통해 대상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주된 서술활동이 이루어지는 곳.
서술세계
- 물질세계를 바탕으로 그 위에 새겨진 '의미'의 세계. 주체가 독자적으로 세계를 구성한 서술내용을 담고 있다.
- 이 내용은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으나, 물리법칙을 따라 형성된 신뢰할만한 물질적 질서 위에 규약으로 설정된 고차적 질서, 곧 언어적 논리적 규칙을 따른다.
- 서술세계에서 일어나는 동역학적 서술활동=> 물질세계의 감지기구(변별체)에 각인된 물리적 징표를 인식적 표상으로 바꾼다(경험표상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표상활동)==> 인식주체는 이 표상내용을 대상서술에 적합한 언어(상태)로 전환하여 ==> 대상서술영역으로 보낸다.(대상에 대한 동역학적 서술활동)===> 주체가 대상과 관련해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서술활동을 통해 얻어진 '서술내용'.
동역학적 이론의 서술 구도
pp.50-52.
- 양자역학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의 원인
- 동역학적 논의 대상들은 4개의 서로 다른 층위를 가지고 있다(그림 1-1). 이와 같은 층위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개념적 혼란이 생기고, 양자역학의 해석과 관련해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층위1(대상계)/층위2(변별체)의 관계
- 둘 다 물질세계에 속하지만, 층위1 대상계만이 동역학적 서술 대상이고, 층위2 변별체는 주체의 영역에 해당하며 동역학적 서술의 대상이 아니다.
- 층위1 대상계의 동역학적 상태에 대한 정보는 층위2 변별체와의 특별한 관계를 통해서만 노출될 수 있다. : 변별체와의 조우(사건)를 통해 변별체 위에 판정 가능한 물리적 효과를 남김으로써.
- 층위2(변별체)/층위3(경험표상영역)의 관계
- (사건을 통해) 변별체에 각인된 효과는 대상의 상태에 대한 일차적 표상(층위3)이 된다.
- 층위3(경험표상영역)/층위4(대상서술영역)의 관계
- 주체는 변별체에 나타난 일차적 표상(층위3)을 바탕으로 대상의 처음 상태(층위4)를 추정 ==> (변화의 법칙) ==> 나중 상태(층위4)를 예측. : 이것이 대상에 대한 동역학적 서술의 내용. 그림1-2.
[그림 3] 동역학적 이론의 서술 구도 (책 p.52. 그림 1-2)
그림 1-1, 1-2에 대한 질문 : 대상과 변별체가 만날 때? (세미나 4회. 2023. 2. 6)
- 질문 : 대상계가 변별체와 만날 때 어떤 전환이 가능한지 궁금. ; "변별체와의 조우 곧 어떤 스침에 해당하는 '사건'을 통해 변별체 위에 판정 가능한 물리적 효과를 남겨야 하는데, 이 순간에는 대상계의 상태 또한 그것에 해당하는 상태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pp.50-51) / [그림 1-2]에서 대상과 변별체 사이의 화살표가 양방향인 점.
- 아주 흥미로운 질문이다. 그것이 고전 존재론과 새 존재론의 차이다. 고전 존재론은 그냥 그것만 그냥 수용하고 대상의 상태는 조금도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한다.
- 물론 흔적은 얼마든지 약해도 좋다. 그저 흔적이기만 하면 된다. 흔적이 있으면 대상이 거기에 있는 것이고 흔적이 없으면 대상이 거기에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흔적은 그저 최소한이기만 하면 되는데, 그 최소한의 흔적을 받기 위해서 대상에 영향을 주느냐 안 주느냐 이것이 문제다.
- 이론적으로 고전역학에서는 대상에 영향을 안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새 존재론에 의하면 대상에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흔적을 100%로 낼 수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는데 80%로 흔적을 낼 수 있고 20%로 흔적을 낼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것과 접했을 경우, 흔적이 나오면 그 순간 100%로 상태가 바뀐 것으로 보고, 흔적이 안 나왔으면 0%로 해버리는 것이다.
- 그래서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변별체는 거기에 대한 어떤 정보를 얻어냈지만, 동시에 대상은 흔적을 줬느냐 안 줬느냐에 따라서 그 전까지는 유한한 확률로 있던 상태가 100%냐 0%냐 둘 중의 하나로 상태가 전환된다. 이것을 새 존재론이 받아들이는 것이고, 이것을 새 존재론의 기본 공리로 삼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새 존재론이 기존의 입장들과 차이가 난다. 뒤에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그림 1-1에 대한 질문 : 인식주체가 어디까지인지, 경험표상역역은 어디까지인지 헷갈림. (세미나 4회. 2023. 2. 6)
- 질문 : 그림에서 위와 아래 상자 외곽 선이 그려져 있어서 조금 헷갈린다. 위 그림에서는 대상계와 변별체가 인식주체 안에 포함되는 것처럼 보이고, 아래 그림에서는 경험표상영역과 대상서술영역이 변화의 법칙에 모두 속하는 것처럼 보인다.
- 위의 그림(물질 세계)는 현실 세계를 그린 그림이고, 아래 그림(서술 세계)은 현실 세계를 서술해 낸 모습을 추상적으로 그린 그림이다. 층위1은 대상의 물질적 구성으로 인식 주체 밖에 있는 것이고, 층위 2는 인식 주체의 물질적 구성이다. 대상과 인식 주체는 물질적으로 구분되어 있다.
- 인식 주체가 대상을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이렇게 그린 것이다. 꼭 이렇게 그려야할 필요는 없다. 측정 장치가 대상을 둘러싸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 이 그림에서 물질 세계에서는 대상과 인식 주체만 남기고 다른 것은 다 무시하고 있다. 대상 이외의 나머지는 모두 인식 주체 영역에 속한다, 어디서 무엇과 부딪히더라도 대상 이외의 모든 물질은 인식 주체의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이렇게 그렸다. 현재 그림에서 변별체를 아래쪽에 두었지만 변별체가 대상계를 둘러싼 사방에 다 있을 수 있다. 인식과 무관한 모든 것을 제외한다면 물질 세계는 대상과 인식 주체 영역(대상 이외 모든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다.
1.4. 동아시아 성리학이 본 예측적 앎
pp.52-58
* 동역학들은 위와 같이 완벽한 메타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와는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고들은 어떻게 펼쳐졌는지 왜 성공하지 못했는지 살펴보자. 여기서는 고전역학이 형성되던 무렵 동아시아 사상가들의 자연에 대한 예측적 앎에 대해서 살펴본다.
장현광
- 장현광(1554-1637)은 조선 중기 성리학자로, 뉴턴(1643-1727)보다 88년 먼저 태어났다.
장현광의 「답동문」 중에서 (『우주설』의 부록에 해당하는 글)
- "『대학(大學)』에서는 치지(致知)는 격물(格物)에 있다고 말한다.사물을 좇아 뚫어보는 일 없이 어떻게 참된 앎에 이를 수 있을 것인가? ... "
- 이 글은 신유학의 전통적 가르침인 '격물'(格物)의 개념을 주체적 자연현상에 적용하여 자연에 대한 탐구방식을 천명한 내용. ==> 물(物)에 대한 격(格)을 지워야 한다는 것. : 대상 자체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보편적인 원리와 연결 지을 어떤 소재를 찾아내어야 한다는 것.
- "... 이렇게 얻어진 이치를 통해 지난 일들을 추구해보면 오늘의 일로써 지난 만고의 일들을 가히 알 수 있으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추구(窮盡其理)해보면 다가올 만세의 일들 역시 오늘의 일을 통해 가히 알아낼 수가 있다."
- 궁진기리(窮盡其理) : 오감을 통해 직접 뚫고 보는 것을 넘어 결국 그 이치를 찾아내는 데 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
- 고대의 사고와 근대의 사고를 나누는 결정적인 시금석에 해당.
위 내용을 현대적 용어를 사용해 다시 표현해보면
- 우리는 우주내의 존재물들을 관찰함으로써 그것에 적용되는 변화의 원리를 찾아낼 수 있다. (자연계에 적용되는 변화의 원리를 찾아내는 방식)
- 이렇게 얻어진 변화의 원리를 활용하면 그 존재물의 현재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그것의 과거 상태와 미래 상태를 산출해낼 수 있다. (변화의 원리 적용에 관한 것으로, 현대과학의 방법론에 해당)
장현광의 주장과 예측적 앎의 구도 & 보편이론
- 장현광의 주장은 예측적 앎의 구도는 잘 나타내 보여주고 있으나, 보편이론으로서의 동역학적 사고에 이르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특성(예. 질량)이나 상태 개념 같은 보편적 대상 개념이 명시적으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
- 그러나 『우주설』 안에도 보편적 대상 개념이 암묵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사례는 있다.
- "대지는 왜 떨어지지 않는가?"하는 물음에서. : '떨어진다'고 하는 합법칙적 질서가 대지에 대해서도 적용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질문이다. 즉 무엇이든지 동일한 법칙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곧 보편적 대상 개념이 여기에 적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림 4] "대지는 왜 떨어지지 않는가?"하는 물음은 곧 대지도 다른 보편적 대상과 마찬가지로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대지는 왜 떨어지지 않는가"라는 물음이 던지는 중요한 문제 : 관념의 틀
- 무거운 물체는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고 보는 이유? 우리가 공간을 몇 차원으로 보느냐 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즉 상하 방향과 좌우를 다르게 보는 2+1차원.
- 우리가 던지는 물음에는 우리의 관념체계가 이미 전제되어 있다. ==> 어떤 물음을 야기하는 관념의 틀이 정당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 사례 : 공간, 시간, 운동량 ...
("제1장. 앎이란 무엇인가?" 책 발췌, 세미나 녹취 요약 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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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유튜브 대담영상 "자연철학이야기" 녹취록 & 카툰 링크 모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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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강독모임 계획 안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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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정오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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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게시판 카테고리 설정에 대해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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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연철학 세미나 -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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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책+세미나]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 패자부활전 (5) - 2장.고전역학 (2.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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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책+세미나]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 패자부활전 (4) - 2장.고전역학 (2.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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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책+세미나]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 패자부활전 (3) 1장.앎이란 무엇인가? (1.3절, 1.4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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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의 장(field) 개념 vs 아리스트텔레스의 가능태(potentialit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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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에 관한 질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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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 | 2023.04.12 | 1 | 3244 |
아주 훌륭한 정리와 요약을 해 주시느라 수고가 무척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중간에 제가 쓴 글 “질량-무게, 중력질량-관성질량, 속도-속력”이 언급되어 있는데, 그 글은 표준적인 물리학의 서술과 다르고 장회익 선생님의 관점과도 다르다는 점일 지적해 두어야겠니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모두 질량과 무게가 다르다고 말하는데, 저는 과학사의 관점에서 질량과 무게를 꼭 다르다고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접근에 비추어 보면, 질량과 무게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질량이 대상에 대한 동역학적 특성이 되는 반면 무게는 그렇지 않고 동역학 서술의 결과로 나오는 개념이라는 데 있을 듯 합니다. 저는 지금도 여전히 질량이 위치나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질량은 측정이나 관찰이나 실험과 무관하게 맨 처음에 심지어 선험적으로 대상에 부여되는 양입니다. 그것은 대상을 규정하고 한정시키고 명료하게 정의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이론적으로 대상에 할당하는 어떤 숫자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상호작용의 결과로 위치나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는 순간, 동역학적 특성으로서의 본연의 지위를 상실해 버린다고 믿습니다.
이와 달리 ‘무게’라고 부르는 것은 중력이라 흔히 부르는 어떤 상호작용 내지 힘 때문에 생겨나서 발현되는 양입니다. 무게는 위치나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실험과 관찰과 측정의 대상이 됩니다. 실상 질량과 무게를 물리적으로 구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거나 심지어 불가능한 일이지만, 메타이론적인 개념으로 비교한다면 동역학 안에서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량과 무게는 이해가 좀 되는듯 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또 모르겠고 계속 그렇습니다. 써주신 글을 읽어보니 원래 어려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책 내용과 세미나 정리는 제 수준의 정리라 어떤 도움이 될지 좀 걱정은 됩니다...만, 이렇게 코멘트 해주시는 계기는 만든 것 같아서 매우 기쁩니다. ^^
저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무척 고맙습니다. 일이 여럿 몰리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그 와중에 성향과 관련한 논문을 써야 해서 고생하고 있던 중 이렇게 요약된 글을 보니 머리속이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고맙습니다.
'성향'과 관련된 논문을 쓰신다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객체들의 민주주의’ 1장에서 논의하는 ‘성향’과 ‘사건’이 장회익 선생님의 ‘사건야기성향’과 비슷해보여서 발췌해두었거든요.
p.64 “성향은 어떤 특정 결과로 현시되거나 실현되지 않은 채로 이른바 ‘놀고’ 있거나 아니면 발휘될 수 있는 잠재태다. (Bhaskar, A Realist Theory of Science, 50)” … 성향, 혹은 역능은 객체 자체의 실재적 특질, 즉 객체의 본질적 특질이지, 우리에-대한 객체의 특질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의 성향, 혹은 역능을 갖춘 생성 메커니즘 또는 객체와 사건 또는 현실태 사이의 구분은 존재론적 구분이지, 우리 지식과 관련된 구분이 아니다. 사건은 생성 메커니즘에 의해 생산된 실재적 존재자 혹은 사태이고, 생성 메커니즘은 이런 사건을 생산할 역능을 갖춘 실재적 존재자다.
바스카는 실재를 ‘메커니즘(실재), 사건(현실), 경험’의 세 영역으로 구분했는데, 메커니즘은 물리적인 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구성적 실재, 사건은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변화를 나타내는 실재, 경험은 인지 주체의 인식과 관련된 실재입니다. 저는 이 구분을 장회익 선생님의 층위 구조와 비교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는데 '패자'가 된 이후로 아무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로이 바스카를 다시 살펴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바스카는 저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 온 철학자이지만, 지금 제가 공부하는 것과 연결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바스카가 말하는 것은 tendency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철학에 가까운 반면,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propensity입니다. 장회익 선생님의 접근에서 '성향'이라 부른 것이 아리스토텔레스나 포퍼의 개념과 얼마나 비슷하거나 다른지 살펴보고 있는데, 제가 주목하는 것은 하이젠베르크의 1959년 텍스트입니다. 또 저는 상대론적 양자마당이론으로 연결하는 것이 주된 관심인데, 여하간 바스카를 다시 보는 것이 매우 유용할 것 같습니다.
바스카의 세 층위 개념이 장회익 선생님의 세 모드와 연결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조금 더 꼼꼼하게 검토해 봐야겠습니다. 지금 며칠째 생각이 막혀 있어서 고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실마리를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