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물체 문제와 환산 질량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210-211쪽에는 환산질량이란 개념이 나옵니다. (영어로 reduced mass라 하는 용어에 대해 한국물리학회의 공식 용어는 '환산질량'인데, 장회익 선생님은 '환원질량'이라고 쓰셨습니다.)
[그림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wo-body_problem ]
이 개념의 유용성을 살피기 위해 뉴턴역학에서 두 물체 문제를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더 상세한 것은 가령 위키피디어 https://en.wikipedia.org/wiki/Two-body_problem 참조)
두 물체의 질량이 각각 $m_1$, $m_2$라 하고, 물체들 사이의 상호작용만 있고 외력이 없다고 가정하면, 뉴턴의 운동방정식을 $$\begin{align} m_1 \frac{\mathrm{d}^2 \mathbf{r}_1}{\mathrm{d}t^2} & = \mathbf{F}_{12} \\ m_2 \frac{\mathrm{d}^2 \mathbf{r}_2}{\mathrm{d}t^2} & = \mathbf{F}_{21} \end{align}$$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mathbf{F}_{12}$는 물체 2(즉 질량이 $m_2$인 물체)가 물체 1(즉 질량이 $m_1$인 물체)에 주는 힘을 가리킵니다. $\mathbf{F}_{21}$의 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양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시간으로 두번 미분한 도함수(즉 가속도)를 문자 위에 점 두 개를 표기하기로 합니다. 예를 들어 $\ddot{\mathbf{r}_1} = \frac{\mathrm{d}^2 \mathbf{r}_1}{\mathrm{d}t^2}$과 같습니다.
위의 두 식을 더하면 $$ m_1 \ddot{\mathbf{r}_1} + m_2\ddot{\mathbf{r}_2} = \mathbf{F}_{12} + \mathbf{F}_{21}$$가 됩니다. 그런데 뉴턴의 셋째 운동법칙에 따르면, 두 물체가 상대방에게 주는 힘(작용)은 서로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가 됩니다. 소위 작용-반작용의 법칙입니다. 따라서 $\mathbf{F}_{21} = - \mathbf{F}_{21}$이므로 $\mathbf{F}_{12} + \mathbf{F}_{21} =0$이 됩니다.
한편 두 물체의 질량중심의 좌표는 $$\mathbf{R} = \frac{m_1 \mathbf{r}_1 + m_2 \mathbf{r}_2}{m_1 + m_2}$$로 정의되므로, 결국 $$\ddot{\mathbf{R}} = \frac{m_1 \ddot{\mathbf{r}_1} + m_2 \ddot{\mathbf{r}_2}}{m_1 + m_2}=0$$을 얻습니다. 이 운동방정식은 질량중심이 정지해 있거나 일정한 속력으로 반듯하게 나아가는 운동만을 한다고 말해 줍니다. 편리하게 질량중심이 정지해 있다고 해도 일반성을 잃지 않습니다.
이제 위의 두 식을 질량으로 나누어 다음의 식을 얻습니다.$$\begin{align} \ddot{\mathbf{r}_1} & = \frac{\mathbf{F}_{12}}{m_1} \\ \ddot{\mathbf{r}_2} & = \frac{\mathbf{F}_{21}}{m_2} \end{align}$$ 두 식의 차를 계산하여 $$\begin{align} \ddot{\mathbf{r}_1} - \ddot{\mathbf{r}_2} & = \frac{\mathbf{F}_{12}}{m_1} - \frac{\mathbf{F}_{21}}{m_2} \\ & = \frac{\mathbf{F}_{12}}{m_1} +\frac{\mathbf{F}_{12}}{m_2} \\ & = \left(\frac{1}{m_1} +\frac{1}{m_2}\right) \mathbf{F}_{12} \end{align}$$를 얻습니다. 두 번째 등호에서 작용-반작용 법칙을 적용했습니다.
만일 $$\frac{1}{m_1} +\frac{1}{m_2} =: \frac{1}{m}$$ 즉 $$ m := \frac{1}{\frac{1}{m_1} +\frac{1}{m_2}} = \frac{m_1 m_2 }{m_1 + m_2}$$으로 새로 환산질량 $m$을 정의하고, 두 물체의 위치의 차 즉 상대적인 위치를 $$\mathbf{r}=\mathbf{r}_1 - \mathbf{r}_2$$로 정의하면, 위의 식은 $$\ddot{\mathbf{r}} = \frac{\mathbf{F}_{12}}{m}$$ 다시 말해서 $$m \ddot{\mathbf{r}} = \mathbf{F}_{12}$$가 됩니다.
요약하면, 두 물체가 서로 상대방에게 주는 힘만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면, 질량중심의 좌표와 상대위치의 좌표로 위치벡터를 새로 지정하면, 두 물체의 질량의 합이 질량중심에 있고, 환산질량을 가진 물체가 그 질량중심을 기준으로 하나의 단일한 힘을 받아 운동하는 것처럼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신기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물체가 두 개 있을 때에는 풀어야 할 운동방정식도 두 벌이 있는데, 질량중심의 좌표를 도입하고 상대위치를 도입하면, 마치 질량중심을 기준으로 환산질량을 가진 물체 하나가 운동하는 것처럼 쓸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이와 같이 두 물체 문제를 한 물체 문제로 바꾸는 것은 이미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서부터 증명된 훌륭한 기법입니다. 소위 케플러 문제 즉 뉴턴의 운동법칙들로부터 케플러의 세 법칙을 유도하는 문제에서도 이 기법이 활용됩니다. ("(**) 케플러 문제의 간단한 풀이" 참조)
두 물체를 연결하는 직선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힘을 '중심력 central force'이라 부릅니다. 중심력만 있다면, 두 물체의 운동을 움직이지 않는 고정점(중심)과 그 주위에서의 운동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이를 2체 문제를 1체 문제로 환원한다고 합니다. 두 물체의 상호작용인데 마치 하나의 물체만 있는 것처럼 문제를 쉽게 바꾸는 겁니다. 풀어내야 할 함수의 수(흔히 자유도라고 합니다)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양자역학의 경우 수소원자 문제에 작용하는 힘은 원자핵과 전자를 연결하는 직선 방향으로만 작용하므로 중심력입니다. 따라서 위에서 이야기한 것을 모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를 고려하면 두 물체 문제가 한 물체 문제로 환원되는 것이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위에서처럼 질량중심의 좌표와 상대좌표를 $$\begin{align} \mathbf{R} & = \frac{m_1 \mathbf{r}_1 + m_2 \mathbf{r}_2}{m_1 + m_2} \\ \mathbf{r} & =\mathbf{r}_1 - \mathbf{r}_2 \end{align}$$와 같이 도입하면, 그 역변환으로부터 $$\begin{align} \mathbf{r}_1 & = \mathbf{R} + \frac{m_2}{m_1 + m_2} \mathbf{r} \\ \mathbf{r}_2 & = \mathbf{R} - \frac{m_1}{m_1 + m_2} \mathbf{r} \end{align}$$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begin{align} m_1 \dot{\mathbf{r}_1}^2 + m_2 \dot{\mathbf{r}_2}^2 & = m_1 \left( \dot{\mathbf{R}} + \frac{m_2}{m_1 + m_2} \dot{\mathbf{r}}\right)^2 + m_2 \left( \dot{\mathbf{R}} - \frac{m_1}{m_1 + m_2} \dot{\mathbf{r}}\right)^2 \\ & = m_1 \dot{\mathbf{R}}^2 +\cancel{\frac{2 m_1 m_2}{m_1+m_2} \dot{\mathbf{R}}\cdot \dot{\mathbf{r}}} + m_1 \left(\frac{m_2}{m_1 +m_2}\right)^2 \dot{\mathbf{r}}^2 \\ & \quad + m_2 \dot{\mathbf{R}}^2 -\cancel{\frac{2 m_1 m_2}{m_1+m_2} \dot{\mathbf{R}}\cdot \dot{\mathbf{r}}} + m_2 \left(\frac{m_1}{m_1 +m_2}\right)^2 \dot{\mathbf{r}}^2 \\ & = (m_1 + m_2) \dot{\mathbf{R}}^2 + \frac{m_1 m_2 (m_1 + m_2) }{(m_1 + m_2)^2} \dot{\mathbf{r}}^2 \\ & = (m_1 + m_2) \dot{\mathbf{R}}^2 + \frac{m_1 m_2}{m_1 + m_2}\dot{\mathbf{r}}^2 \\ & = M \dot{\mathbf{R}}^2 + m \dot{\mathbf{r}}^2 \end{align}$$이므로 $$\frac{1}{2} m_1 \dot{\mathbf{r}_1}^2 + \frac{1}{2} m_2 \dot{\mathbf{r}_2}^2 + V(\mathbf{r}_1-\mathbf{r}_2)=\frac{1}{2} M\dot{\mathbf{R}}^2 + \frac{1}{2}m \dot{\mathbf{r}}^2 + V(\mathbf{r})$$를 얻습니다. 이것은 두 물체의 에너지의 합을 위치에너지가 없는 질량 중심의 운동에너지와 환산질량의 물체가 운동에너지와 더불어 단일한 위치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바꿔치기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에너지에 대한 표현을 얻었으므로, 이로부터 라그랑지안 함수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L=\frac{1}{2} M\dot{\mathbf{R}}^2 + \frac{1}{2}m \dot{\mathbf{r}}^2 - V(\mathbf{r})$$ 또 이로부터 정준 운동량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begin{align} \mathbf{P}& =\frac{\partial L}{\partial \dot{\mathbf{R}}}=M \dot{\mathbf{R}} \\ \mathbf{p}& =\frac{\partial L}{\partial \dot{\mathbf{r}}}=m \dot{\mathbf{r}} \end{align}$$
따라서 해밀터니안 함수는 $$ H=\frac{\mathbf{P}^2}{2 M} + \frac{\mathbf{p}^2}{2m} + V(\mathbf{r})$$로 주어집니다.
이제 이 결과를 슈뢰딩거 방정식에 적용시키면, $$ \hat{H}=\frac{\hat{\mathbf{P}}^2}{2 M} + \frac{\hat{\mathbf{p}}^2}{2m} + V(\hat{\mathbf{r}})$$이 되고, $$\left( -\frac{\hbar^2}{2M} \nabla_R ^2 - \frac{\hbar^2}{2m}\nabla_r ^2 - \frac{e^2}{r} \right) \Psi = E\Psi$$을 얻습니다.
이로부터 질량중심의 운동을 제외하고 나머지 환산질량에 대한 방정식만 쓰면 $$- \frac{\hbar^2}{2m}\nabla_r ^2\psi - \frac{e^2}{r} \psi = E\psi$$가 됩니다. 이것이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해할까?> 211쪽의 (6-48)식과 (6-51)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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